올해 1월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수원과 용인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한 탓에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교통호재가 예정돼 있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경기 북부지역은 오히려 거래량이 늘었다.
2일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1만9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만827건) 대비 48% 수준으로, 지난해 월별 평균 거래량(2만630건)에도 크게 못 미친다.
지역별로 보면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수원의 경우 지난해 1월 3천3천696건에서 올해 1월 890건으로 급감했으며, 용인도 2천580건에서 776건으로 줄었다. 고양 역시 1천401건에서 903건으로 감소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1년 새 경기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며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 5분위(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8억311억으로 1년 전(6억991만원)보다 31% 올랐다. 중위 주택 가격 역시 4억611만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
용인시 수지구의 A 공인중개사 대표는 “1년 사이 매매가가 3~4억원가량 오르다 보니 지난해 한 달 평균 10건씩 이뤄지던 아파트 거래가 올해 들어 전무한 상태”라며 “매물을 보러 오는 실수요자들은 많으나 비싼 가격에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고점에 달해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고점을 기록한 만큼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매수자들의 심리가 반영돼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3기 신도시 등 입주가 본격화되면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 인기지역은 지난해 대부분 규제지역으로 묶였다”며 “이에 따른 여파로 올해 들어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풀이했다.
반면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모습이다. 업계에선 비규제지역들이 최근 GTX 교통호재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천은 지난해 1월 아파트 거래량이 57건에 그쳤으나 올해 12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동두천 역시 77건에서 426건으로 5.5배 이상 급증했다.
포천의 B 공인중개사 대표는 “포천시 태봉마을 주공아파트와 상운아파트의 경우 지난 1월에만 각각 20여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다”며 “실수요자보단 투자를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김태희ㆍ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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