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속 춤추고 헌팅...방역수칙 비웃는 ‘꼼수 영업’

수원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 헌팅포차·감성주점 형태 운영
젊은층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지자체 “기준 없어 단속 애매”

지난 1일 오후 8시께 수원역 인근 한 포차에 젊은층 손님들이 몰려 80석 좌석이 거의 만석을 이루고 있다.  장건기자
지난 1일 오후 8시께 수원역 인근 한 포차에 젊은층 손님들이 몰려 80석 좌석이 거의 만석을 이루고 있다. 장건기자

“여기는 헌팅포차가 아닙니다. 헌팅은 손님들이 그냥 재미로 하는 거죠.”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일부 업소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꼼수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8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거리 인근의 한 포차.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요란한 음악소리가 입구 밖까지 흘러 나와 귓전을 때렸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들이 80석 가까운 테이블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고, 형형색색 화려한 조명이 사방에 내리꽂히고 있었다. 이곳에서 마스크를 낀 사람은 종업원 몇 명뿐이었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이곳은 현재 집합금지 시설인 헌팅포차에서나 가능한 젊은이들 사이에 합석과 헌팅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의 또다른 주점. 오후 9시 폐장시간이 다가오자 흥에 겨운 남녀 10여명이 가는 시간이 아쉽다는 듯 마스크를 벗어 젖힌 채 좌석 위에 올라가 음악에 맞춰 단체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수원시는 감성주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이곳에서 춤추는 행위는 단속대상이다.

주점 관계자는 연신 “우리 가게는 감주(감성주점)가 아니다”면서도 “수시로 손님들한테 일어나 춤추지 말고 자리에 앉아 달라고 말한다”고 해명했다.

특히 해당 주점들은 그동안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상황에서 소위 ‘헌팅포차’, ‘감성주점’ 형태로 운영을 이어오다 이 업종들이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되자 지난해 8월 팔달구청에 이 같은 영업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약서를 내고서도 헌팅과 가무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헌팅포차, 감성주점이 무엇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단속을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면 업소를 방문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꾸준히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홀덤펍 등 유흥시설 6종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를 1일부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까지 2주간 더 연장했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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