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들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손을 모아야죠.”
코로나19 여파에도 민족 고유 명절인 설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매를 걷은 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일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서 주방용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최창섭 삼성종합주방 대표(60)는 자신의 가게를 찾은 시각장애인 신철호씨(59)에게 주방용품을 기부했다.
신씨는 이날 오후 냄비와 국자,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최 대표 가게를 찾았다. 최 대표는 손끝으로 만지며 물품을 고르던 신씨를 보고 30만원에 이르는 냄비와 국자, 프라이팬 등을 무료로 선물했다. 최 대표는 “소아마비를 앓아 걷는 것도 불편했던 큰 누님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27살에 시력을 잃었다는 신씨는 “시각 장애를 앓는 지인에게 전해줄 물건을 사러 갔는데 (최 대표가) 선물이라고 줘서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고, 진짜 무료로 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최 대표에게 감사를 표했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최 대표는 수확한 쌀 일부를 직원과 무료급식 봉사자들에게 나눠주는 선행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남선우씨(37) 부부는 최근 사회복지법인 경동원에 아동용 마스크 3천매를 전했다. 36개월과 4개월 된 두 아들을 둔 남씨 부부는 “‘정인이 사건’을 접한 후 마음이 편치 않았다”면서 “코로나 시국을 고려해 마스크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했다.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서 개인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성탄씨(56)도 지난 2004년부터 17년째 아동양육시설 안양의집에서 미용봉사를 해오고 있다. 2004년 안양성결교회 봉사단에서 미용봉사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나섰다. 이씨는 매월 첫째 주 화요일마다 미용실 문을 닫고 안양의집을 찾아 30~4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있다. 이씨는 “저도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미용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품기부도 이어졌다. 수원시 율천동에서 카페 ’일구오삼’을 운영하는 장지욱 대표(34)는 지난 5일 율천동 행정복지센터에 전자레인지를 전달했다. 리뷰 이벤트(리뷰 1건당 1천원 기부)를 통해 지난해 12월25일부터 1월31일까지 모은 돈으로 구입한 것이다. 율천동 행정복지센터 측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에 전자레인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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