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매년 3월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 이를 줄여 흔히 양회(兩會)라고 부른다. 2개의 회의라는 뜻이다. 양회는 사실상 중국을 이끌어가는 최고 권력기구이자 통치기구다. 중국이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 공산당이 통치하는 사회주의 국가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입법기관이다. 헌법에 규정된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이기도 하다. 성(省)과 자치구, 직할시, 특별행정구 및 인민해방군 등에서 선출된 대표들과 각 소수민족 대표를 포함해 3천여명으로 구성된다. 각종 법률 등을 제정하고 심의한다. 임기는 5년이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정책자문기구이다. 전국위와 상무위 등으로 구성된다. 전국위는 공산당을 비롯해 각 당파와 인민단체, 소수민족, 홍콩과 마카오 교포 등을 대표하는 위원 2천여명으로 구성된다. 역시 임기는 5년이다. 권력서열도 결정한다.
▶중국은 문화혁명시기인 1960년대를 제외하고 양회를 단 한차례도 거른 적이 없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강타했을 때도 개최시기를 2개월 늦췄을 뿐이다. 공산당의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올해는 3월4일과 5일 연다. 코로나19 극복을 만방에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녹여져 있다.
▶외신은 최근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를 통해 올해 양회를 이처럼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번 양회에선 제14차 5개년계획 승인을 포함해 주요 안건들이 채택된다.
▶올해 양회는 매우 각별하다.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밑그림을 그려놓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양회는 내년 당대회 성공을 위한 정치일정의 스타트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이는 제20차 당대회는 내년 9~10월 열린다. 하지만 사실상 올해 양회를 통해 대대적인 인사교체와 장기정책 구상 등으로 권력을 공고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신중국 성립 100주년을 위한 청사진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회는 중국의 얼개를 짜는 기구다. 양회가 우리를 일깨워 주고 있는 건 실로 명쾌하다. 가끔씩 잊고 살지만, 중국은 지구촌에서 몇 남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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