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독립운동가 손창신 지사의 딸 손용수씨(87)는 아직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손지사는 3·1운동 당시 인천공립보통학교(현 인천창영초등학교)에 들어가 전화선을 끊고 동맹휴교를 주도했으며, 이는 인천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병환으로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손씨가 딸인 이영란씨(61)를 통해 전한 손 지사의 모습은 따뜻하고 자상한 ‘딸바보’ 그 자체다.
손씨는 “늘 아버지가 나를 무릎에 앉혀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며 “자상하고, 자식을 예뻐하던 그런 분이셨다”고 했다.
딸에겐 한없이 자상했던 손 지사는 나라를 빼앗긴 암흑의 시대에는 누구보다 강하게 저항했다.
손씨는 “옳은 일에는 강한 책임감을 가진 분이셨고, 민족적 정신과 신념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던 분”이라며 “형제들에게도 명예롭게 살도록 엄하게 가르치셨다”고 했다.
손 지사가 김명진·이만용·박철준 지사와 함께 인천공립보통학교의 전화선을 끊은 일은 인천 만세운동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당시 손 지사는 16살이란 어린 나이에 재판정에 섰다. 비록 무죄로 풀려나긴 했지만, 일제의 탄압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10대 소년을 무려 6개월간 옥에 가뒀다.
손씨는 “그래도 재판 당시 어린 나이라 함께 했던 분들이나 학교 선생님들이 탄원해줘 무죄를 받았다”며 “출소 후 지방에서 선생님을 하시다 20대 때는 인천청년동맹에서 활약하며 저항운동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손 지사가 받은 표창장과 손 지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쓰다듬던 그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사료 발굴에 나서주길 당부했다.
손씨는 “어린 학생들이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신념으로 주도한 독립운동인 만큼 지금 세대에게도 용기와 영감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료 발굴을 통해 이런 정신을 이어가도록 지원해준다면 젊은 세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창영초 내에 총동창회가 있어 지사 분들을 기념하고 있는 것처럼 애국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후손으로서 이런 정신을 대대손손 이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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