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노동자 강추위쉼터 '탈바꿈'… "카페 부럽지 않아요"

3일 오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마련된 경기도 이동노동자강추위 쉼터에서 관계자들이 쉼터를 정리하고 있다. 택배기사와 집배원 등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강추위쉼터가 라운지에 부실하게 설치 했다는 본보의 제보로 경과원이 별도 공간을 마련해 혹한기, 혹서기만 운영하는 것이 아닌 1년 상시 운영으로 24시간 연중무휴 무료개방한다고 밝혔다. 윤원규기자
3일 오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마련된 경기도 이동노동자강추위 쉼터에서 관계자들이 쉼터를 정리하고 있다. 택배기사와 집배원 등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강추위쉼터가 라운지에 부실하게 설치 했다는 본보의 제보로 경과원이 별도 공간을 마련해 혹한기, 혹서기만 운영하는 것이 아닌 1년 상시 운영으로 24시간 연중무휴 무료개방한다고 밝혔다. 윤원규기자

“강추위쉼터가 별도 공간에 마련됐고, 아기자기한 테이블에 각종 티백까지 놓여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아요”

택배기사와 집배원 등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경기도내 공공기관에 설치된 강추위쉼터가 난방이 되지 않는 로비에서 부실하게 운영됐다는 지적(본보 1월11일자 1면)이 제기된 가운데 도가 강추위쉼터를 재정비해 이동노동자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꽃샘추위로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3일 오전 9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 1층 로비 내 별도 공간에 설치된 강추위쉼터에는 택배기사와 환경미화원 2명의 이동노동자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얼어붙은 손을 녹이고 있었다.

이곳 쉼터는 파스텔톤의 인테리어로 꾸며졌고 알록달록한 테이블과 의자는 마치 카페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쉼터에는 정수기를 비롯해 녹차와 둥굴레차, 커피 등 각종 티백도 선반 위에 비치됐다. 1층 로비에는 쉼터를 안내하는 배너도 곳곳에 설치돼 이동노동자 누구나 이곳이 강추위쉼터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경과원은 본보 지적 이후 약 7천만원을 투자해 광교ㆍ판교 테크노밸리 내에 7곳의 별도 공간을 만들어 이동노동자를 위한 강추위쉼터를 조성했다. 이와 함께 이동노동자들이 불특정한 시간대에 근무를 하는 특성을 고려해 쉼터를 연중무휴 개방하기로 했다.

같은 날 경기도인재개발원 역시 1층 전체를 강추위쉼터로 마련한 것은 물론 쉼터의 온도를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인 20도로 맞춰 가동 중이었다. 또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샤워실도 전면 개방해 편의를 증진시켰다.

경과원 시설관리 업무를 하는 석기용씨(58)는 “별도 공간에서 쉼터가 설치된 이후로 이동노동자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며 “1층 로비 바로 옆에 있어 접근성도 좋고, 발열체크와 손 소독도 하면서 감염 우려도 없어 이용하기 편리하다”고 흡족해했다.

도는 도청과 산하기관에 설치된 73곳의 강추위쉼터를 모니터링하면서 관리 감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 노동권익과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2개월간 강추위쉼터 73개소 전반을 시찰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별도 공간이 설치되도록 노력했다”며 “쉼터가 혹한기나 혹서기만 운영하는 것이 아닌, 이동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쇄신을 거듭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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