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에 있는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센터)과 인천적십자병원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인천시와 인천공공의료포럼, 인천적십자기관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0년부터 센터를 인천적십자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적십자병원과 같은 부지에 있는 이 센터는 장애인 대상 재활요양병원이자 지방 최초 권역별 공공재활병원이다.
그러나 센터는 개원 초기부터 해마다 10억원씩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개원 첫해 8억5천만원 적자 이후 2015년 13억, 지난해 20억원이다. 이렇게 해마다 쌓이는 적자는 전부 시가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
인천 최초의 종합병원인 적십자병원도 200억원이 넘는 누적적자와 차입금 등 때문에 재정난을 겪고 있다. 2018년에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종별 분류를 축소, 6개 진료과를 없애고 응급실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면서 종합병원의 지위를 잃었지만, 여전히 적자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시가 적십자병원을 인수해 센터와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일 열린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과 인천적십자병원의 통합운영 및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임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권역재활병원과 달리 센터는 응급 진료 기능이 떨어지는 적십자병원이 위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위탁 운영주체에 문제가 있다 보니 제대로 진료 연계가 되지 않고 적자가 커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한성희 건강과 나눔 상임이사도 “센터는 운영 및 관리주체의 한계로 인해 개별적인 재활치료기능만 가동하고 있다”며 “인천적십자병원 역시 종합병원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라고 했다. 이어 “2개 기관을 함께 살리기 위해서는 관리운영 주체 전환에 대해 고민하고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지방의료원법에서는 지자체가 공공의료기관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시가 인천적십자병원을 인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시 관계자는 “둘다 공공성 중심의 기관이다 보니 애초에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기관이고, 현재 명백히 목적이 다른 건물이므로 통합 운영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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