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천연 잔디구장 만들고 ‘잔디 밟으면 죽는다’ 1년째 폐쇄

인천 계양구가 서운일반산업단지(서운산단) 내 천연잔디구장을 조성하고도 잔디가 죽는다는 이유로 1년 넘게 폐쇄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0일 구에 따르면 서운일반산업단지개발㈜(서운산단개발)은 서운산단을 조성하면서 구의 요청을 받아 2019년 9월 장두못 근린공원 내 9천85㎡ 규모의 천연잔디구장을 만들어 무상귀속했다.

하지만 천연잔디구장이 문을 연 후 1년이 넘도록 지역 주민들은 구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구에 여러차례 개방을 요구했지만, 잔디가 밟혀 죽는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반면 구는 2019년 채용박람회를 하면서 천연잔디구장을 사용했다. 구가 단 1번 주민에게 개방한 행사가 구의 주최로 진행한 행사라 주민 사용은 막으면서 구의 행사용으로만 쓴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특히 계양구는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축구 클럽만 26개에 달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구장을 이용하는 구민이 많다. 하지만 지역 내 이용 가능한 축구장은 계산체육공원과 효성어린이공원 등 2곳이 전부라 천연잔디구장에 대한 구민의 요구는 더 높은 상태다.

계양 축구협회 관계자는 “구장 사용을 문의했지만 잔디가 생물이기 때문에 밟으면 죽어서 개방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이어 “천연잔디구장을 애써서 만들어놓고 사용하지도 못 하면 뭐하러 구장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구는 천연잔디구장의 하자보수를 하느라 개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연잔디구장의 하자 보수 기간을 모두 더해도 1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천연잔디로 조성한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 광장은 천연잔디를 심을 당시 보호 매트를 깔아 잔디를 밟아도 뿌리가 죽지 않게 했다.

이에 구 관계자는 “축구장은 보호 매트를 깔기가 어려워 깔지 않은 것”이라며 “오는 5월부터는 지역 주민에게 구장 대관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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