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뿌리산업은 힘든 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해 일한다는 사람도 없는데… 코로나 사태로 외국인들마저 없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코로나 사태 속 우리 산업의 기반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산업’ 기업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고질적인 인력난과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의 감소로 공장을 돌리기조차 힘들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12일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제조업체인 용주산업㈜에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뿌리산업의 애로사항 청취를 위해 마련된 이번 간담회에는 권 장관을 비롯해 지역 중소기업인 5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뿌리산업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인력난과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어려움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도내 알루미늄 기계부품 생산업체의 A 대표는 “예전부터 뿌리산업에서 일하려는 국내 인력이 많지 않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이같은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내국인을 대신해 일을 하고 있던 외국인들조차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외국인 근로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 뿌리산업 기업들은 공장을 멈출 수 밖에 없다”면서 “코로나 사태 종식전까지라도 체류기한이 만기된 외국인 근로자 등이 계속 머물며 일을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뿌리산업 기업 B 대표는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뿌리산업 기업 중에서도 영세한 업체들은 주52시간제에 맞추기 쉽지 않다. 돈을 준다고해도 일할 사람이 없어 기존에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30인 이하 영세 뿌리산업 기업들은 한시적으로 주52시간제 시행을 유예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밖에 간담회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 판로 개척 난항 등의 애로사항이 오고갔다.
이에 권칠승 장관은 “최근 들어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만 관심의 쏠리다보니 전통 제조업체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토대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해 뿌리산업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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