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중한 목숨까지 버리게 만든 투기...도대체 LH 의혹의 실체가 무엇인가

주말에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두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2일 분당에서 발견된 A씨는 전북본부장을 지냈다. 56세 A씨는 경기본부 부동산금융사업관리단 간부로 근무해왔다. 전북본부는 투기 의혹이 불거진 LH 직원 13명 가운데 4명이 근무했던 곳이다. 유서에는 ‘책임자 책임 통감’ ‘국민에 죄송’ 등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직접 수사 대상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물론 소환 등의 강제수사도 없었다고 한다.

하루 뒤인 13일 또 일이 벌어졌다. 파주의 한 컨테이너에서 LH 간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58세인 B씨도 LH 파주사업본부 간부로 근무 중이었다. 숨지기 전 가족에게 유언 형태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B씨가 발견된 컨테이너가 있던 땅은 그가 2019년 매입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한 첩보가 사망 하루 전인 11일 접수됐다고 밝혔지만, 어떤 형태의 수사 또는 내사도 없었다고 밝혔다. 역시 경찰의 움직임과는 무관했다는 얘기다.

12일 A씨의 투신 소식에 모두가 놀랐다. 직접 수사 당사자가 아니라는 경찰 설명에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그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B씨의 죽음이 전해졌다. 연이틀 비보에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의혹, 범죄, 수사의 모든 것에 앞서는 것은 생명이다. 사회적 압박이 어느 때보다 크다. 조여오는 경찰 수사망도 고통이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 줄 실망도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목숨을 끊나. 잘못된 선택이다.

두 사람 모두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나이다. 본부장 등 간부급으로 그만큼 경력이 많다. 그래서 궁금하다. LH 투기 의혹의 실체가 무엇인가. 무슨 비리가 있기에 사람이 저렇게 죽어나가는가. 비리 형태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어느 정도 규모의 투기였는지 관심이 많다. 얼마나 많은 직원이 연루됐는지, 심지어 어디와 연결됐는지가 모두 국민이 보고 있다. 어느덧 의혹은 궁금증을 넘어 공포에 이르고 있다. 낱낱이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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