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명문고등학교인 제물포고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교육복합단지를 조성(본보 2월 25일자 1면)하는 것을 인천시교육청이 공식화했다. 하지만 관계기관 및 지역 정치권, 상인의 반대를 봉합하는게 관건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까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단지 예정지로는 원도심에 있는 제물포고 부지(연면적 1만7천534㎡)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물포고는 송도로 이전하며 정확한 부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시교육청이 제물포고 부지에 교육복합단지 조성을 검토한 것은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물포고는 현재 416명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는 2018년 학생 정원 515명에서 약 100명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신입생은 130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교육청은 제물포고에 진로교육원을 만들고 남부교육지원청 이전, 교육연수원 분원 신설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오히려 지역 경제를 낙후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 이전에 따라 이 지역의 교육 공동화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인구 공동화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중·강화·옹진)은 “원도심 학생 수가 줄어들면 인천시와 중구, 시교육청이 힘을 모아 인구 유입 정책을 펼쳐 학생을 늘려야 한다”며 “지역의 명문 학교를 옮기는건 원도심 활성화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했다.
지역 상인 및 관계기관의 반대를 봉합하는 것도 관건이다. 지난 2011년 제물포고 이전 추진과정에서 중구와 동구, 미추홀구 등은 반대하기도 했다. 당시 지역 상인들도 상권 붕괴를 우려하며 이전에 반대, 결국 해당 계획은 무산했다.
동인천에서 사무용품을 판매하는 장길용씨는 “워낙 상권이 죽어있는데 제물포고도 이전하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며 “시교육청 계획을 검토해보고 지역 상인들과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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