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챔피언 이끈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 “창의농구 결실”

정상의 자리 오래 유지토록 최선…젊은 선수들 성장 이룰 것

용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김경수기자
용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김경수기자

“준우승 징크스를 떨치고 우승해 너무 기쁩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만큼 다음 시즌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독 부임 후 5시즌 만에 정규리그 4위팀의 우승 신화를 쓴 여자 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53)은 담담히 우승 소감을 밝혔다.

임 감독은 17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모든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늘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아 구단에 미안했는데 우승해 너무 기쁘다”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구단과 노력의 열매를 맺게 해준 코치진ㆍ선수들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4위 용인 삼성생명은 단단한 팀워크로 15년 만에 챔프에 오르면서 여자농구의 새 역사를 썼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에 2승1패로 역전 승리를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버틴 KB마저 제압해 완벽한 우승 드라마를 연출했다.

임 감독은 “우리은행을 잡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을 때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보미, 김한별, 배혜윤 등 고참 선수들의 희생은 감동적이었다”면서 “언니들이 솔선수범하니 동생들도 따라서 함께 힘을 낸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남자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오랫동안 수석 코치를 맡은 임 감독은 2014년 삼성생명 감독 부임 후 팀에 큰 변화를 줬다. 시켜서 하는 주입식 훈련이 아닌 ‘생각하는 농구, 창의적인 농구’에 중점을 뒀다. 원칙을 중시해 훈련하되 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 생각하는 농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개인과 팀의 동반성장을 유도한 것이다.

임 감독은 “가식적인걸 원래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농구에 깔린 인식을 깨뜨리고 싶었다. 선수들이 압박을 받으면서 기계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지도하는 생각의 자유를 많이 심어주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강압적, 수직적인 한국 농구문화에서 벗어나 자율과 수평을 강조한 임근배 감독. 그는 정상을 계속 지키고 싶은 마음도 내비쳤다.

임 감독은 “선수들도 경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고참 선수들의 은퇴와 체력적인 부담 등을 젊은 선수들이 메워줘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우승을 맛봤는데, 이를 지키는 것은 열 배, 스무 배 어려운 일이다”면서 “현재 기조를 유지하면서 더 디테일하고 단단한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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