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거에 현 회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7년간 합의 추대 관행을 깬 사상 첫 회장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이천상공회의소와 지역 상공업계에 따르면 이천상의는 지난 10일 임시 의원총회를 열고 제13대 회장 선거를 진행, 박경미 애니테크㈜ 대표(63)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박 신임 회장은 투표인단 40명 중 23표를 얻었다.
그러나 박 신임 회장은 회장 후보자 자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후보자 선정 과정을 총괄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정백우 현 회장이 임의로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 확인 결과 선관위 구성은 의원 총회를 통해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다수의 이천상의 회원들은 선관위 구성을 위한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선정된 선거관리위원 5명도 모두 정 회장의 친구나 친인척으로 구성됐다고 밝히고 있다.
박 신임 회장 상대편으로 출마한 A씨는 박 신임 회장이 상공회의소 정관상 ‘회장 자격제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하지 않고도 후보가 됐다고 주장했다.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자신은 공적 서류로 정관 제37조상의 결격요건이 없음을 명백히 밝혔으나, 박 신임 회장은 소명요청이 있었음에도 증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A씨는 정 회장이 자신에게 ‘후보를 사퇴하라’는 발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천상의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로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백우 회장은 “선관위원을 지인으로 구성한 것은 맞다”면서도 “현 회장이 선관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알고 있고, 선거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대편 후보한테 후보를 사퇴하라고 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했다.
상의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하지만 지역 상공인을 대표하는 영예를 얻을 수 있고 상의 회장 자격으로 관가, 금융권부터 중앙정부까지 긴밀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어 기업인들 사이에선 ‘돈 주고도 사기 힘든 자리’로 불리운다.
김정오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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