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가운데 철수 배경에는 구광모 회장의 주력 사업 고도화와 미래 사업 육성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가 휴대폰ㆍ모바일 사업을 철수한 것은 지난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스마트폰 시대 대응에 뒤늦은 LG전자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누적 5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던 모바일 사업 철수를 결정한 LG는 앞으로 전자, 화학, 통신 등 기존 주력 사업을 고도화하고 배터리,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가전과 전장, B2B(기업 간 거래) 등 ‘삼각편대’로 사업 구조를 재편, 미래 성장에 대응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해 가전 사업 중 렌탈(대여)과 관리(케어솔루션) 사업을 전문화해 육성하는 한편 B2B 사업은 개별 고객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만족시키는 ‘올포원(All For One)’ 전략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3천700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인력은 재배치에 들어간다. 다수가 연구·개발 관련 인력이어서 그룹 내부로 전환 배치가 어렵지 않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가전 공장과 연구소가 있는 경남 창원,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 마그나와의 합작법인,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전자는 핵심 모바일 기술 등 연구개발은 지속할 예정이어서, 일부 인력은 6G 원천기술 확보 등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해외 LG전자 스마트폰 공장은 용도가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베트남, 브라질, 인도 등에 공장을 가지고 있고, 이 중 대부분 설비가 베트남에 집중돼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2019년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국내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공장에 통합해 이곳에서 연간 1천만대 규모의 스마트폰을 생산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은 다른 가전들의 글로벌 생산기지이기도 해서 현지 설비를 활용할 방안이 많다”고 전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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