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의무경찰 철수를 앞두고 일선 경찰서마다 ‘청사 방호’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철제 펜스를 두르거나 사회복무요원까지 투입하고 나섰지만, 의경 인력을 완벽히 대체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의경은 2017년 2만5천명에서 올해 4천명까지 규모를 줄이고, 오는 2023년 6월 완전 폐지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1월 1천221명에서 올해 1월 841명으로, 경기북부경찰청은 같은 기간 582명에서 483명으로 감축했다.
폐지에 앞서 오는 12월부터 일선 관서에 배치된 의경들이 전면 철수한다. 경찰은 의경 철수에 대응, 2019년부터 경찰서 청사마다 출입통제시설(펜스)을 세우기 시작했다. 경기남부청에선 수원남부경찰서와 분당경찰서, 부천원미경찰서 등 12개 관서에 설치가 완료됐고, 경기북부청에선 의정부경찰서와 고양경찰서, 일산동부경찰서 등 3개 관서에만 설치됐다.
그러나 24시간 운영돼 야간에도 출입관리가 필요하고 민원인 등 방문객이 잦다는 특성상 펜스만으로 의경을 대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벽을 세워 출입을 막아버리는 ‘통제’ 기조의 대책이 경찰ㆍ시민 간 장벽을 쌓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도 경찰청 예산안을 보면 의경대체지원사업에 전년(636억원) 대비 72억원 이상 줄어든 563억원만 책정됐다. 이 가운데 청사 방호에 쓰일 예산은 76억원 뿐이다. 또 지방청 단위에만 청사 방호 인력(공무직 168명) 신규채용 인건비가 배정됐고, 일선 관서에 대해선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펜스마저 없는 관서들은 올해 안에 펜스를 설치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부터 의경을 대체할 방도가 없다. 수원지역에서 유일하게 펜스가 없는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1일부터 사회복무요원을 투입, 방호 근무를 세우고 있다. 관서마다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방호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수원서부서를 비롯한 12개 관서에 대해 올해 내 펜스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사회복무요원 배치는 병무청 협의를 거친 경찰청 지침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오는 2022년까지 모든 관서에 펜스를 완비하겠다”며 “민원인 등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보안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설계ㆍ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