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국민의힘-국민의당, 야권 통합 놓고 주도권 경쟁 본격화

4·7 재·보궐 선거에서 협력했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신경전에 착수했다.

선거 과정에서 함께 ‘정권 심판론’을 외쳐온 양측은 재보선 압승 주역을 자처, 통합 논의와 관련한 주도권 다툼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양당이 통합 시기와 방식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수 싸움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보 단일화 이후 국민의힘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던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현신적 견인차’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야권의 승리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부터 본 선거까지 제1야당의 자체 득점 요인은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와 LH 사태 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빼면 전략과 정책 모두를 살펴봐도 크게 유의미한 점을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태규 의원은 그러면서 “처음부터 단일화의 판을 만들고, 판을 키우고, 끝까지 판을 지키고 완성시킨 사람은 안철수 대표”라며 “야권의 승리요인은 단 두 가지, 안철수라는 견인차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야권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단일화 패배에도 선거운동을 도운 공로는 인정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1야당 간판을 달고 출전했기에 여당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통합 논의를 주도할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최근 SNS를 통해 “이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키라는 국민의 요구가 폭발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힘을 야권 대통합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자당 중심의 통합을 강조했다.

한편 주 대표 대행은 지난 8일 안 대표와 비공개 오찬을 갖고 국민의당이 원하는 합당 형태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내 의견 수렴이 먼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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