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단지 화재는 사이렌 오작동과 대피 안내방송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했다.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께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28명이 연기 흡입 등 부상을 입었고, 인근 대형 마트 직원 90여 명과 주민 등 25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관은 39명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지상 1층에 주차된 차량 20여대가 파손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불은 1층 음식점 주방에서 시작돼 1층 상가와 필로티 주차장, 2층 상가 등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밀폐된 구조적 문제로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화재 발생 7시간 만인 오후 11시30분께 큰 불길을 잡은 데 이어 11일 오전 2시37분께 진화작업을 모두 마쳤다.
이런 가운데 건물 관계자 측의 대피 안내방송 부재와 사이렌 오작동 등 미흡한 초동 조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방화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불거진 스프링쿨러 작동여부 문제에 대해선 추후 수사기관과 정밀 합동 감식 후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안내방송 및 사이렌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건물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관리사무소가 불이 크게 번진 2층에 위치, 제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상가 1층에 입점한 상인 A씨(50)는 “스프링 쿨러와 방화셔터가 작동되지 않았고,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고, 상인 B씨(44)는 “평소 사이렌의 오작동이 빈번했다. 이번에도 최초에 잠시 울렸는데 오작동으로 판단한 방재요원이 사이렌을 껐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근 부영아파트 2,4,5단지 주민들은 화재 당시 관계 당국의 재난안전 문자를 받지 못했고, 일부는 5시간이나 지난 오후 9시23분께 ‘진화 중’이라는 문자를 수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계 당국의 부실한 초동 조치가 주민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수시로 발송되는 재난문자를 통제하고 있어 해당주상복합주택 주민들과 남양주시 메세지 서비스인 ‘내 손에 남양주’ 가입자에게만 문자 발송을 했다”며 “앞으로는 대형화재 등 긴급재난시 상황에 따라 시민 전체에 문자 발송을 실시해 주민 혼란을 없애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화재로 연기가 경의중앙선 도농역 내부로 유입되면서 코레일 측이 오후 11시55분까지 양방향 열차를 모두 무정차 통과시켰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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