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기자들이 진솔한 리뷰를 풀어냅니다. 개봉작부터 고전 영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겠습니다.
편집자 주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임신한 아이를 유산하려는 18세 소녀 ‘세진’의 거칠고 직설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18세 ‘세진(이유미)’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다. 세진은 갓 교생 실습을 마친 담임 선생님과 교제하며 덜컥 임신을 하게 된다. 세진은 성교육 수업 중 손을 들고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린다. 이 때문에 세진은 교장실로 가고 허 선생은 마치 숙련된 직원처럼 세진에게 담임선생님의 앞길을 막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내민다. 알고 보니 세진과 교제 중인 담임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의 아들이었다. 세진은 이 상황이 재밌고 신기하기만 하다.
안절부절못하는 담임 선생님에게 세진은 해맑게 웃으며 “나 애 떼려고”라고 말한다.
영화 초반부터 충격적이다. 성교육 수업 중 해맑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무덤덤하게 자신들의 앞길을 챙기는 어른들의 모습은 무책임함과 충격을 준다. 미성년자의 임신이라고 하면 다들 걱정을 하며 어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세진은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신기하기라도 한듯하면서도 해맑게 웃으며 거침없이 내뱉는다.
세진은 무책임한 어른들에 지쳐 거리를 떠돌던 가출 경력 4년 차 ‘주영(안희연)’을 만난다. 처음 만났지만, 동갑내기 절친이 된 두 사람과 위기의 순간 나타난 파랑머리 ‘재필(이환)’, ‘신지’까지. 왠지 닮은 듯한 4명이 모여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이환 감독은 전작인 <박화영>에 이어 <어른들은 몰라요>에도 과감한 표현과 직설적인 내용을 담아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영화는 불편하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는 희망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환 감독은 어른들이 외면한 10대들의 불편한 풍경을 담아냈다. 벼랑 끝으로 향하는 세진의 처참한 모습을 담당하지만 거칠게 보여준다. 영화는 10대 임신부 세진을 중심에 두면서 그를 단순히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피해자로 규정하지 않는다. 학교 폭력은 물론 가출, 성착취, 임신과 낙태 등 우리 사회에 존재에 존재하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다뤘다. 다소 불편하지만 외면해서는 안 될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는 작품이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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