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푸저우~타이완 고속철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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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저우(福州)~타이완(臺灣) 고속철 건설. 귀를 의심할 정도로 황당하다. 대륙과 섬을 잇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두 곳의 국가가 엄연히 다른데도 말이다. 국가간 협의는 있었을까. 주체는 중국이다.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1세기 정도 주춤했던 야망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주변국들 심사도 편치않다.

▶100여년 전에는 어땠을까. 개혁세력이 청왕조를 타도하고 공화정을 세웠다. 1912년이었다. 역사는 이를 신해혁명이라고 부른다. 개혁세력은 이후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과 천두슈(陳獨秀)의 공산당으로 갈라졌다. 일본의 침략 앞에서도 으르렁거렸다.

▶2차례 합작은 있었다. 하지만 결국 공산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당의 패인은 역대급 부패였다. 국민당이 미국서 구입한 전투기까지 공산당에 팔아넘길 정도였다. 대륙의 주인이 바뀌었다. 1949년 10월1일이었다. 국민당은 타이완으로 쫓겨갔다. 그게 오늘날 중화민국이라고 불리는 타이완 정부다.

▶이때부터 대륙과 섬은 철저한 적대관계였다. 그렇게 73년이 흘렀다. 중국의 염원은 섬(타이완) 흡수다. 섬의 숙원은 고토회복이다. 푸저우~타이완 고속철 건설은 이런 가운데 나왔다. 완공시점이 2035년이다. 발표시점도 양회(兩會) 이후다. 교묘하다. 중국 매체들은 ‘대만해협 1시간이면 가능’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통일시간표’라는 헤드라인도 달았다.

▶푸젠성~타이완 고속철은 2021~2035년 교통망 확충계획에도 담겼다. 양회를 통해 당원들로부터 승인도 받았다. 이 계획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2020년 적용된 제13차 5개년 계획 때도 포함됐었다. 당시는 고속철이 아니라 해저터널을 뚫는 프로젝트였다. 1년새 고속철로 바뀐 것이다.

▶타이완은 독립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집권 후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다. 중국 전투기들은 늘 타이완을 노린다.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도 진입한다. 그때마다 타이완이 대응에 나선다.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미국도 팔짱만 끼지 않고 있다. 중국 일각에선 대만 무력통일론까지 나온다. 남의 일이 결코 아니다. 수천년을 불편한 이웃으로 부대끼며 살아온 우리로선 말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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