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 위로 무너지는 수원 시청역사거리...대규모 안전진단

▲ 지반 침하가 계속되는 수원 시청역사거리. 경기일보 DB

수원 시청역사거리에서 지반 침하가 잇따르는 구간이 도시기반시설의 심장 ‘공동구(共同溝)’와 겹쳐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지난 15일 밤 시청역사거리에서 또 다시 도로 균열로 인한 긴급보수 작업이 진행됐다. 수인분당선 수원시청역은 2013년 11월 완공 이후 2016년 4월 처음으로 지반 침하가 발생했고, 2018년 연달아 세 번 도로가 내려앉았다.

지난 2월에는 길이 20m, 폭 3~4m 구간이 1m 가까이 무너졌다. 사고 나흘 뒤 시는 GPR(Ground Penetrating Radarㆍ지표 투과 레이더) 탐사를 진행, 동공(洞空ㆍ텅 비어 있는 굴)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당시 10개소 중 상황이 위태로운 5개소에 대해 우선 보수를 진행했지만, 이후로도 비가 내리는 날마다 도로 균열이나 포트홀 등이 발생하고 있다.

18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문제의 시청역사거리를 중심으로 농협 경기지역본부에서 홈플러스 동수원점 사이 85m 구간이 지하 공동구와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반 침하가 계속되는 시청역사거리 지면부터 지하철의 통로 ‘박스’까지는 7~8m 정도 떨어져 있으며, 그 사이 공간을 높이 3.25m의 수도관(폭 3m)과 통신관(폭 2.3m)이 나란히 지나고 있다.

공동구는 수도ㆍ통신ㆍ전력 등의 주요 도시기반시설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단 하나라도 파손되면 시민들의 일상이 무너질 정도로 예민한 곳이다. 일례로 지난 2018년 서울 KT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 강북구~고양시 일대 통신이 마비된 바 있다. 당시 KT아현지사는 통신시설만 수용하는 단독구인데도 그 피해가 상당했다.

더구나 현재 시청역사거리 지하에는 공사 당시 쓰였던 H빔(기초말뚝용 형강) 여러 개가 완공 전 정상적으로 인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불량 시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형참사의 전조(前兆)처럼 크고 작은 도로 균열이 계속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시는 대규모 안전진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시 건설정책과 관계자는 “공동구 바닥 부근에서 내시경으로 지하를 탐사한 뒤 시청역사거리 일대를 대보수할 방침”이라며 “19일 시공사 현대건설 측과 자세한 일정을 조율한 뒤 늦어도 6월 말까지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