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공개하는 가운데 수조원대로 예상되는 ‘통큰’ 사회공헌 계획이 함께 담길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이 이달 30일로 다가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일가가 이르면 27∼28일께 상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 사재 일부 출연…‘이건희 컬렉션’도 기증
우선 이건희 회장의 사재 일부가 출연될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은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당시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며 사재 출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재 출연 방식은 이건희 회장 명의의 재단 설립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2월 삼성의 대표적인 장학재단인 ‘삼성장학회’가 설립 19년 만에 장학사업을 중단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감정가만 2조5천억∼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건희 컬렉션’ 1만3천점 중 일부는 기증하기로 하고 국립현대미술관ㆍ국립중앙박물관, 지방 미술관 등과 절차를 밟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미술품 기증 규모를 1조∼2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식 상속 방안도 공개…지배구조 개편되나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 상속 방안도 이번에 공개된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은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얼마만큼의 주식이 배분되느냐에 따라 삼성 지배구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크게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법정 비율로 상속받으면 홍라희 여사에게 가장 많은 지분이 돌아가지만, 이보다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 정리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상속세 규모 쥐고 있는 유산, 에버랜드 부지…기준은 ‘시가’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 미술 컬렉션과 함께 상속세 규모를 결정지을 유산인 용인시 소재 에버랜드 부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 부지 1천322만㎡의 절반을 소유했다. 에버랜드 부지 등 이 회장 소유 부동산에 적용되는 상속세율은 50%다.
토지 상속재산가액을 결정하는 기준은 ‘시가’다. 시가는 상속개시일(사망일) 2년 전부터 이후 15개월 사이 동일한 토지의 매매가액을 가리킨다. 다만 에버랜드 부지는 유사 매매 사례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평가액을 시가로 간주한다. 상속ㆍ증여세 전문가들은 이 회장 상속인들이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에버랜드 부지 상속세를 신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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