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배구 5개대회 연속우승 이끈 수성고 김장빈 감독

“좋은 선수들을 만난 것은 큰 행운”…종별선수권서 신기록 도전

▲ 김장빈 수성고 감독

“정말 좋은 선수들을 만나 행운입니다. 아이들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한번 남자 고교 최다 연속우승 기록을 써보고 싶은 바램입니다.”

38년 전통의 수원 수성고 배구팀을 창단 이후 최고의 전성기로 이끌고 있는 ‘용장(勇將)’ 김장빈 감독(49). 2017년 7월 부임한 김 감독은 지난해 전국종별배구대회(7월)를 시작으로 3관왕에 오른데 이어, 올해 춘계중ㆍ고연맹전(3월)과 태백산배대회(4월)를 제패해 5개 대회 연속 우승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남자 고교배구 5연속 우승은 지난 1992~93년 인하사대부고가 이룬 이후 28년 만에 두 번째로, 다음달 열릴 전국종별선수권서 정상에 오르면 6연속 제패의 대기록을 작성한다.

선수시절 작은 키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명지대 졸업 후 1997년 보성 벌교상고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13년 동안 팀을 전국 정상으로 이끌며 수 많은 국가대표급 선수를 배출했다. 이후 함안 군북고를 거쳐 수성고로 자리를 옮긴 그는 26년 지도자 생활 중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연속 우승 원동력으로 선수를 꼽는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많지 않은 훈련량에도 불구하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습득력이 빠르다”면서 “자율적이고도 성실한 훈련자세도 연승행진의 한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정규 수업 후 주로 야간에 훈련을 하다보니 밤 10시가 넘어서야 운동을 마친다. 11시 취침이 원칙이지만 이 시간에도 자율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많아 흐뭇하고도 안쓰럽다고 한다. 심지어 태백산배서 우승한 당일에도 심야 자율훈련을 했을 정도로 선수들 스스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인성과 훈련 강도를 중시한다. 학생인 만큼 아무리 좋은 기량을 지녔어도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팀에 필요가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따라서 그는 선수를 영입할 때 부모의 성품까지도 파악한다. 선수 영입은 경기도내 선수만 영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타 시ㆍ도까지 건드려 스카우트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훈련에 있어서는 기본기를 중시하면서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때는 반복 훈련을 이어간다. 선수나 학부모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어려운 여건의 선수들에게는 후견인을 주선해 지원하고, 때로는 자신이 직접 사비를 털어 돕기도 한다. 이 같은 그의 지도 스타일이 녹아들어 수성고의 연속 우승행진을 이끌고 있다.

김장빈 감독은 자신의 멘토로 9년반 동안 벌교상고서 감독으로 모셨던 박용규 현 경기도배구협회장을 꼽는다. 김 감독은 “당시 박 감독님께서는 선수를 자식처럼 여기셨다. 선수 영입과 관리에서 부터 초보 지도자시절 정말 많은 것을 그분께 배웠다”라며 “나 역시 후배 지도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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