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 최근 7일동안 직원 5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 데도 매장 폐쇄나 고객 안내등의 조치 없이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 미추홀구 등 방역당국은 확진자 발생 초기부터 백화점의 영업만을 고려한 채 매장 폐쇄, 전 직원 검체검사 명령 등 ‘과잉 대응’을 하지 않아 집단감염 위험을 방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7일 인천시와 구, 롯데쇼핑 등에 따르면 지난 22~26일 터미널점 직원 5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 등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최초 확진자인 직원 A씨(1층 명품 매장 근무)는 지난 20일 열이 나자 부평구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은 뒤 2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에는 A씨와 밀접 접촉해 격리 중이던 동료 직원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4일에는 4층 수선집 직원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26일에는 터미널점에 있는 물류배송팀 직원 등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진자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매장 폐쇄는커녕 전 직원 대상 검체 검사 명령이나 백화점을 찾은 수많은 고객에게 확진자 발생을 알리는 조치 없이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 터미널점에는 지난 24~25일 주말을 맞아 수만명의 시민이 찾아 북적이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의 롯데백화점 중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한 지점은 터미널점일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이 같은 안일한 방역 소홀이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데도 터미널점은 홈페이지나 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한 확진자 발생 사실 등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게다가 터미널점의 방역 강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영업시간엔 터미널점으로 들어오는 고객의 체온을 잴 뿐, 상시적인 방역은 없이 평상시와 같은 수준이다. 다만 터미널점은 고객이 모두 나간 야간에만 방역을 추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3일간 폐쇄하고 방역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터미널점은 26일에서야 전 직원 2천여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상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에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덜하다고 보고 (터미널점)폐쇄는 하지 않았다”며 “자체적으로도 다른 시설보다 강도 높게 방역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구의 방역 조치가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많은 인파가 몰리는 터미널점인데도 매장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즉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찾은 시민을 위한 안전안내 문자메시지 발송 등도 하지 않고 확진 직원의 접촉자 및 방문 고객 180명에게만 개별적으로 연락해 검사를 안내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백화점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데 임시 폐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시민의 안전을 백화점 돈벌이와 바꾼 셈”이라고 했다. 이어 “사업장과 지자체 모두 ‘과잉 대응’ 정신은 이미 사라졌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아직 확진자들간 연관성까지 확인하지 못해 집단감염으로는 보지 않았다”며 “초기 폐쇄를 논의했지만, 터미널점이 받아들이지 않아 법적으로 강제하진 못한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로부터 터미널점 폐쇄에 대한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