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권위자' 정진석 추기경 선종…향년 90세

1970년 최연소 주교· 2006년 국내 두번째 추기경 …청주·서울대교구장 42년 활동
'교회법전' 번역·해설서 등 신학생 때부터 번역·저술 50여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선종했다. 향년 90세.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말 몸에 심한 통증을 느낀 뒤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노환으로 맞게 될)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도 서명해 이날 선종 직후 각막 기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인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나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이탈리아 유학을 마친 정 추기경은 만 39세였던 1970년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그는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이사장·학교법인 청주가톨릭 학원 이사장(1970∼1998),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1978∼1984)·교회법위원회 위원장(1983∼2007)·총무(1987∼1993)를 지냈다.

1996년부터 3년간 주교회의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게 된 그는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사임하기까지 14년간 교구를 대표했다.

그는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었다.

정 추기경은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뒤 저술활동에 매진했다. 생전 고인이 번역하거나 저술한 책만 50권이 넘는다.

교회법전, 교회법 해설서 등을 펴낸 정 추기경은 자타공인 '교회법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장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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