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구위는 높게 평가받은 투수였는데 스프링캠프를 통해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팀 불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KT 위즈 구단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1군에 콜업돼 27일 첫 등판한 불펜 유망주 이상동(26)을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상동은 지난 2019년 영남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1번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다. 매년 평가가 박해지고 있는 대학야구 유망주들의 실태를 반영하듯 당시 그가 받은 전체 31번 지명은 당시 대졸 투수 중 두 번째로 빠른 지명이었다. 대학 4학년 때 10승2패, 91.2이닝 116탈삼진, 3피홈런, 평균자책점 2.93의 성적이 말해주듯 잠재력이 많은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이상동은 프로 입단 후 지난 2년간 1군에서 12.1이닝 평균자책점 11.68에 그쳤다. 그나마 퓨처스리그서 2019년 8승4패, 86이닝 평균자책점 3.87, 지난해 3승3패, 3세이브, 3홀드에 45.1이닝 평균자책점 4.76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이상동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월 울산 전지훈련 때였다. 당시 그는 두산, 삼성, 키움과의 연습경기에 4차례 등판, 4.2이닝 무실점으로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3월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2이닝, 평균자책점 9.00으로 흔들렸지만, 시즌 개막 후 2군에서 10.1이닝 14탈삼진, 4볼넷, 평균자책점 0.87으로 호투해 ‘2군 선동열’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15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2군 경기에서 이명기에게 맞은 솔로포가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상동은 특유의 짧은 스윙에서 나오는 140㎞ 후반대 속구가 위력적이다. 높은 속구와 체인지업 콤보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 내고 있다. 27일 SSG전에서도 9회 마운드에 올라 속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특히 마지막 타자 오준혁을 상대로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서 체인지업으로 몸쪽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후, 바깥쪽 빠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KT 관계자는 “올해 전지훈련 때부터 구위가 급상승했다고 보고 받았다”며 “팀내 불펜투수 중 강속구 투수가 적은 편인데 이상동이 이를 메워줄 투수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동의 모교인 영남대는 권영호(전 삼성)와 손승락(전 롯데) 등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소방수를 배출해냈다. 이상동이 모교 선배들의 발자취를 뒤따라 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권재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