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 60년 집창촌 폐쇄 초읽기

경찰이 수원지역의 대표적인 집창촌을 수사했다. 일가족으로 구성된 성매매 업주 일당을 잡았다. 2명을 구속했는데 소위 ‘포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규모가 차라리 기업 수준이다. 업소 건물을 직접 소유하고 있었다. 수익 규모도 상당하다. 경찰이 확인한 수익만 128억원이라고 한다. 1998년부터 23년간의 규모다. 얼핏 기간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업소 특성상 이 수익을 전체 수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아예 대를 이어왔다. 1998년 모친이 현재 가족에 물려줬다. 업소 5곳이었고 이게 현재에 이르렀다. 적발된 가족은 첫째 아들, 둘째 딸, 둘째 딸 남편, 셋째 아들, 셋째 아들 아내, 막내아들 등이다. 경찰 수사도 웬만한 범죄 단체 검거를 뺨쳤다. 경찰력 100여명이 투입됐다. 업소 등 9곳을 압수수색했다. 추적한 금융계좌만 435개다. 범죄 수익으로 확인한 128억원 가운데 62억원은 추징 보전했다. 경기 경찰에 예가 드문 작전이었다.

집창촌 단속의 목적은 집창촌 폐쇄다. 궁극적으로 사창가를 없애는 데 있다. 이번 수사도 당연히 그런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호응이랄까. 해당 지역 업주들의 입장이 나왔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영업주, 종사자 등이 경찰에 전달한 약속이다. ‘내달 31일까지 모든 업소를 철수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 믿기 어렵다. 수 없이 봐왔던 집창촌 업주들의 생존법이다. 영구 폐쇄로 이어질 거라는 어떤 담보도 없다.

경찰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거다. 다행히 집창촌 폐쇄라는 기본 목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 본보 취재진에 전한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의 약속은 이랬다. “이른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풍속수사 2개팀을 동원 수도권 일대 기업형 성매매 조직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에 지휘부 관심이 많다는 점도 설명했다. 거점을 옮겨가며 생존하는 집창촌 생리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어 안심이다.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대표적 폐습이다. 없애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찰의 수사다. 그리고 그 수사에 임하는 의지다. 1차로 보여준 소기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게 확실한 뿌리 뽑기의 시작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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