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놀이터 지역 불균형, 개선 필요하다

지역별로 놀이터 현황이 다르다. 아이들이 뛰어놀 여건의 차이다. 본보가 살펴본 것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하고 관리하는 통계다. 가장 공신력 있는 놀이터 관련 자료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경기도 내 31개 시ㆍ군별 실태를 살펴봤다. 도시공원ㆍ주택단지ㆍ주상복합에 있는 무료 실외 놀이터가 대상이다. 여기서 밀집도 등 현장 여건이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31개 시ㆍ군의 놀이터는 총 1만4천156곳이다. 12세 이하 어린이(154만1천416명, 2020년 기준)를 기준으로 하면 놀이터 1곳당 평균 108.9명이 이용할 수 있다. 이게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군포시(어린이 2만8천118명)가 총 387곳의 놀이터를 보유해 1곳당 밀집도(72.7명)가 가장 낮았다. 어린이 한 명이 차지할 놀이터 면적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편안한 상태에서 뛰어놀 여건이 좋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놀이터가 가장 적은 지역이 있다. 가평군이다. 가평군에 어린이는 4천632명, 놀이터는 23곳이다. 놀이터 1곳당 어린이 수가 201.4명이다. 도내에서 가장 많다. 그 안에도 심각한 지역이 또 분류된다. 어린이 218명이 사는 가평군 상면에는 놀이터가 없다. 가장 가까운 놀이터는 청평면 청평리 아파트 놀이터다. 걸어가려면 3시간34분 걸린다. 승용차로 가도 12분이다. 이마저도 입주민 아니면 못 들어간다.

놀이터 확보가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도시화와 재정이다.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 놀이터가 따라 들어선다. 지자체 재정이 넉넉하면 많이 만들 수 있다. 이 두 조건이 모두 안 맞는 지역들이 문제다. 도시 개발도 뒤처지고, 지자체 재정도 부족하다. 여기서도 불균형 문제가 나온다. 광주·구리·남양주·여주·이천·하남시, 가평·양평군 등 동부권역(24만 3천499명)은 열악하다. 경부권역(과천·군포·성남·수원·안성·안양·용인·의왕시, 48만8천5명)은 좋다.

놀이터 확보는 아이들의 뛰어놀 권리다. 더 없이 중요하고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다. 지역별 차이가 큰 것은 곧 권리 보장의 차이가 큰 것이다. 또 부모들에는 아이들을 ‘맘 놓고 뛰어놀게 할’ 권리다. 이 역시 가장 기본적인 생활 영위 권리에 하나다.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부모들을 위해서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와 같이 심각한 지역별 편차는 해소돼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 이론이 꼭 엄청난 이슈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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