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기도지사 대권 도전 흑역사] 계속된 도전… 경선 문턱서 주저 앉거나 본선 낙선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역대 도백은 대부분 대권 잠룡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대선후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대선에 출마해 초라한 성적으로 낙선을 거듭했다. 역대 지사 5명 중 민선 2기 임창열 지사를 제외하고 4명(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이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오죽하면 ‘경기도지사 징크스’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이재명 지사가 ‘징크스 깨기’에 나선 가운데, 역대 지사들의 대권 도전 흑역사를 살펴봤다.

■ 민선 1기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는 네 번 대권 도전에 나서 세 번 경선에서 탈락하고, 두 번 대선에 출마해 낙선했다. 한 번은 경선에 탈락하자 탈당해 다른 당으로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1995년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그는 1997년(15대)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이회창 후보에게 패했으며, 탈당해 국민신당으로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02년(16대)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해 탈락했고, 2007년(17대) 대선 때는 민주당으로 출마했지만 다시 낙선했다. 네 번째 대권 도전은 2017년(19대)으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홍준표 후보에게 패해 탈락했다. 국회의원 6선(13·14·16·17·18·19대)과 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극복의 주역인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는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민선 2기 경기도지사에 선출됐다. 임 전 부총리는 역대 민선 경기도지사 중 유일하게 대선 도전에 나서지 않았다. 판교테크노밸리, 경기도 북부청사·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 킨텍스 유치, 세계도자기엑스포 개최 등 경기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퇴임 후 본보 등 언론사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6년간 킨텍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 2002년 두 번째 도전 끝에 민선 3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세 번 대권도전에 나섰으나 모두 후보 경선에서 탈락, 대선에 출마하지는 못했다.

2006년 경기도지사 임기를 마친 뒤 2007년(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정동영 후보에게 패했다. 2012년(18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고, 2017년(19대)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안철수 후보에게 패하며 경선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했던 그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하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993년 14대 국회 광명을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뒤 15대·16대(광명)·18대(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 당선되며 국회의원 4선을 하고, 바른미래당·민생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 15~17대 국회의원 3선(부천 소사)을 한 뒤 유일하게 경기도지사 재선(4기·5기)을 한 김문수 전 지사는 재선 3년차인 2012년(18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 하지만 대세론을 형성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선에서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현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패했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도 나섰지만 3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했다. 노동운동가, 사회운동가 출신이지만 현재는 극우 보수성향으로 평가된다.

■2014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민선 6기 도백의 자리에 오른 남경필 전 지사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탈당한 뒤 바른정당에 입당해 2017년(19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유승민 후보에게 패했다.

앞서 그는 15대 국회 때인 1998년 선친의 별세로 치러진 수원 팔달(수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19대까지 내리 5선을 했으며, 소장파 원조멤버 ‘남·원·정’(남 전 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전 의원)를 비롯해 미래연대, 수요모임 등을 만들며 당내 개혁세력의 중심에 섰었다.

그는 2018년 자유한국당에 복당해 경기도지사 재선 도전에 나섰으나 민주당 현 이재명 지사에게 밀려 낙선했으며, 2019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스타트업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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