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에 실패한 역사 경기도지사들의 행보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첫째는 당시 여야 대선주자 중 지지도에서 1위를 기록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네 번 대권 도전에 나섰던 이인제 전 지사의 경우,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직전 대세론으로 기대를 갖게 했었다. 하지만 막상 경선이 시작되자 ‘노풍’이 불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하며 쓴잔을 마셔야 했다. 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는 지지도에서 앞선 후보에게 경선에서 밀려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들 4명 전직 지사의 또 하나의 아픈 공통점은 ‘탈당’이다.
이인제 전 지사는 대선후보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탈당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국민신당·2002년 새천년민주당·2007년 민주당·2017년 자유한국당 등 대권에 도전할 때마다 보수·진보를 넘나들며 당적을 달리했다.
손학규 전 지사 역시 2007년 한나라당을 돌연 탈당, 도민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과 함께 했고, 바른미래당 대표를 맡은 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민생당 비례대표로 출마했으나 낙선하는 등 당적을 계속 바꿨다.
3선(15~17대) 국회의원과 재선(4·5기) 경기도지사를 하며 승승장구하던 김문수 전 지사도 지난해 자유한국당을 탈당,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이어 강경 보수성향의 우리공화당과 합당해 자유공화당을 출범시켰으나 곧바로 탈당, 기독자유통일당 등에 당적을 둔 바 있다.
남경필 전 지사 역시 5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정당(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패했다. 이후 다시 복당(당시 자유한국당)한 뒤 경기도지사 재선 도전에 나섰지만 분루를 삼킨 뒤 정계를 은퇴했다.
이들 전직 지사들의 지지도와 탈당 이력은 현직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권도전에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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