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30세대를 ‘장마당 세대’라고 하는데 김정은이 이들에게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장마당 세대’ 곧 2030세대들이 한류 등을 접하면서 외부세계에 눈을 뜨고 개인주의 풍조가 일어나 이것이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김정은은 이들의 언행과 옷차림까지도 당에서 통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북한은 당에서 언행과 옷차림까지도 이래라, 저래라, 통제할 수 있는지 정말 ‘북한스러운’ 모습이다.
북한과는 달리 우리는 이들 2030세대를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긍정의 세대로 보고 있다. 1980년대 초 ~ 199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 M과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를 총칭해 MZ세대라고 하는 이들은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파워를 보여줌으로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비중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파워만이 아니라 이들 MZ세대는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들 세대는 어려서부터 모바일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성장했기 때문에 디지털 세상에 익숙해 모든 분야에 창조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재테크시장의 큰 손이 돼 6개 증권사의 신규 계좌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심지어 가상화폐 투자자의 60%가 바로 이들 MZ세대라는 것이다. 개인 간 금융거래를 말하는 ‘P2P 금융’이라는 낯선 이름의 플랫폼을 이용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다양한 재테크를 구사, 수익을 얻는 것 역시 이와 같은 디지털 생활이 가져다준 산물이다.
대중문화에서도 브레이브걸스처럼 오래전 발표된 곡들이 음원차트 상위를 차지하는 등 자기방식대로 재창조한다. 이처럼 MZ세대가 때로는 역주행을 하며 자기방식대로의 재창조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문제도 큰 작용을 한다. 치솟는 아파트값과 눈앞에 전개되는 온갖 불공정, 정권의 ‘내로남불’과 위선에 분노하며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개척하는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행위가 불의도 아니며 자신이 체득한 정보력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떳떳하고 당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분노와 당당함이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투표의 결과로 표출되기도 하고 직장에서는 상사에게도 할 말은 거침없이 토해내는 풍토를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의 MZ세대를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표 관리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크게 잘 못 판단을 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의원 중에는 이번 선거 때 MZ세대의 대거 이탈을 달래기 위해 군복무 가산점 부활과 여성도 군사훈련을 하게 하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MZ세대가 안은 본질적 문제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다.
이 역시 이들 세대에게는 또 하나의 위선으로 보일 뿐이다. 더 진솔하게 표 계산하지 말고 이들 세대의 본질적 문제에 파고드는 자세가 중요하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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