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크고 작은 부상 시달려…체육고와 비교 불리한 여건 속 투지로 일군 우승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왔지만 올해 첫 대회서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전통의 체조명가’ 수원농생명과학고가 지난 1일 제76회 전국종별체조선수권대회 남고부 단체전에서 3년 만에 패권을 차지했다. 매년 유망주의 입학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여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궈낸 값진 결실이다.
지난 1960년에 창단돼 61년 전통을 자랑하는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이 대회서 1995년부터 5연패를 달성했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도마 동메달리스트인 박종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의 유옥렬 등 수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며 한국 체조의 요람으로 자리하고 있다.
김성수 감독과 장경환 코치가 지도하는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이번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 이기주, 전은수(이상 3년), 전성배, 김진웅, 백두산, 김하늘, 허강민(이상 2년)이 출전해 단체종합서 291.9점으로 서울체고(288.75점)를 꺾고 우승했다.
또 종목별 경기서도 이기주가 마루 금메달과 도마 은메달을 획득했고, 철봉서는 김하늘이 금메달, 허강민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링에서는 전은수와 김하늘이 은ㆍ동메달을 따냈다. 개인종합서는 허강민이 총점 72.35점으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이번 대회 정상 탈환을 위해 2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대회 준비를 했다. 매일 수업을 마치고 오후 5시부터 9시 30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쌓았으며, 주말에도 개인 훈련과 식단조절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이번 대회서 ‘3학년 듀오’ 전은수와 이기주는 각각 발가락과 손목 부상을 이겨내고 후배들과 함께 우승을 합작해 감동을 더했다. 전은수는 대회 3일 전까지 발가락 통증에 시달려 출전조차 불투명했었다. 이기주도 지난해 손목 뼛조각 제거 수술에 따른 훈련 공백으로 철봉과 손 동작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해냈다.
이기주는 “올해 첫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기술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데다 팀원들간 단합과 하나된 응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라며 “다가오는 7월 KBS배대회와 8월 문화체육부장관배 대회, 10월 전국체전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경환 코치는 “다른 체육고등학교는 수업에 체조 과목이 있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등 여건이 좋다. 이들을 꺾고 우승한 우리 선수들이 대견하다”면서 “매년 물심양면으로 도움과 관심을 아끼지 않는 체조 후원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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