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현구 인천본사 경제부장 h15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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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결정·공시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국세와 지방세 등의 과세 기준으로 활용된다.

올 1월1일 기준 전국 공시가격 분포를 보면 1주택 재산세 특례 세율 대상인 6억원 이하 공동주택이 전체의 92.1%를 차지했다. 9억원을 초과하는 공동주택은 3.7%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발표된 후 살고 있는 아파트가 어느 정도 나왔는지 궁금해서 오랜 만에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들어갔다. 인천은 물론 전국적으로 아파트 상승 기사를 써와 당연히 살고 있는 집의 공시가격이 전년보다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전년보다 1천100만원이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맞춰 시세변동률과 현실화 제공분을 반영해 결정했다는 산정의견이 있었다. 살기에는 좋은 환경이지만 지은 지 30년된 아파트고 흔한 지하철역도 없는 비역세권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설마 공시가격이 하락할지는 생각도 못했다. 이번에 공동주택 공시 초안에 대한 제출 의견 4만9천601건 중 가격 상향조정 의견의 약 95%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이었다. 하향 조정 의견의 62%는 6억원 초과 주택들이다.

누구나 자신의 집이 오르기를 원한다. 최근 계속 상승하는 아파트 가격 관련 기사와 주변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그럴 것이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인 MZ세대에서 부동산 문제로 분노와 절망을 한다고 한다. 지난달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MZ세대의 분노와 절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없다는 좌절을 하는 젊은층이 늘수록 건전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아파트가 재산 증식의 수단이 아닌 삶을 위한 공간이 돼 매년 발표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현구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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