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고용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쳤지만, 오히려 자영업자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주식과 가상화폐 등 투자에 몰두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일손을 찾지 못하는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을 쉬는 기간에도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와 젊은 층들의 3D 업종 기피 현상이 더해지며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의 실업률은 10%, 30대는 4.1%를 기록했다. 15~29세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25.4%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젊은층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투자 등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올해 1분기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동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오희일씨(48)는 “청년 구직난이 심하다는데, 가상화폐와 주식에 빠진 청년세대 탓에 오히려 업계에서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젊은 층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투자 등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구리시 인창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소영씨(44)는 실업급여의 양면성에 대해 꼬집었다. “구직 공고를 내면 원서 접수 후 정작 면접은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는 구색을 갖추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젊은층들은 여가시간을 중시, 실업급여 등으로 투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는 A씨(29)는 현재 170만원의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이후 일자리를 알아보려 했지만 아르바이트로 받는 월급과 비교를 해봐도 직장을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A씨는 당분간 쉬면서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업급여 등의 제도와 주식, 가상화폐 등에 대한 투자 열풍이 구인난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광석 IGM세계경영연구원 특임교수는 “실업급여 등 고용안전망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굳이 일하느니 안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에 후자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주식, 가상화폐 시장의 자산가치가 크게 올라가며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는 것도 구인난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한수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