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조상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기부문화 확산 앞장… ‘나눔도시 인천’ 명맥 이을 것”

▲ 조상범_경기인터뷰_메인
▲ 조상범_경기인터뷰. 사진=장용준기자

“그동안 인천시민과 함께 이뤄낸 ‘나눔도시 인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상범 제11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74)은 인천지역 나눔 문화를 선도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맡아 앞으로도 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천 출신인 조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 활동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2001년 나눔활동을 시작해 20년이 넘도록 인천지역 곳곳에서 따뜻한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999년 활동을 시작한 법무부법사랑위원 인천지역연합회에서는 10년간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범죄예방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청소년을 선도하고 보호하는 활동부터 학교폭력 예방활동, 보호관찰대상자 지도·감독, 사회봉사명령 집행보조 등 외부로 드러나진 않지만, 우리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갔다. 수십쌍의 출소자 합동결혼식에 주례로 나서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높이 인정받아 2019년에는 ‘범죄예방 자원봉사 유공 정부포상 전수식’에서 국민훈장인 모란장을 받았다.

조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 영광스러운 자리를 맡게 돼 막중한 의무감과 책임감이 든다”며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활동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올해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인천시민이 모두 공감할 수 있고,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활동에 정책방향을 맞추려한다. 나눔활동을 알리고, 숨겨진 기부자의 미담사례를 발굴해 소개하면서 시민이 자연스럽게 기부를 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각오다.

조 회장은 “스포츠분야의 유명 선수를 기부에 참여하게 해 홍보하는 등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양한 기부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기부란 어려운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것이란 인식과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또 한 번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계획하며 인천의 새로운 나눔 문화 확산을 준비하고 있는 조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 조상범_경기인터뷰. 사진=장용준기자
▲ 조상범_경기인터뷰. 사진=장용준기자

Q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 취임한 소감은.

A인천지역의 나눔문화를 선도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취임해 큰 영광이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자리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지금도 막중한 의무감과 책임감이 든다. 무엇보다 그동안 인천시민들과 함께 ‘나눔도시 인천’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려고 한다.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Q평소에도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해왔는데.

A올해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봉사를 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사회가 함께 돌봐야 할 어려운 이웃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눔과 봉사에 관심이 생겼다.

그동안 인천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보람도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연평도민들이 뭍으로 피난을 왔었다. 이들을 위해 41억원의 성금을 모아 500여가구를 지원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인천시는 재정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축제의 장이었기 때문에 7만명의 시민 서포터즈를 꾸려 지원했다. 서포터즈들이 스스로 먹을 음식도 싸오고, 제3국 경기에 관중으로 참여해 인천을 찾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아낌없는 응원을 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한 데 마음을 모아준 덕에 당시 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을 오히려 남겨서 반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법사랑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새출발을 다짐한 출소자와 배우자의 합동결혼식을 열어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 이들이 새 삶을 다짐하는 순간을 내가 함께했다는 보람이 있었다. 어려운 지역 청소년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고 인천새마을회,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인천사랑회 회장을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꾸준히 나누는 삶을 살아가려한다.

Q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으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A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심한 만큼 올해는 개인보다는 기업을 대상으로한 모금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우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중견·중소기업들을 위한 모금프로그램인 나눔명문기업이 있다. 1억원 이상을 일시에 기부하거나 3년 이내 기부하도록 약정하는 고액 기부 프로그램이다. 현재 17곳의 인천지역 기업이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한 상태다. 기업들도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인천의 저력있고 건실한 중견기업들이 함께 참여해준다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이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매칭해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기획·제안하는 것으로 더 많은 나눔명문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

Q기부금이 연말에 몰리기 때문에 평소에 어떻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금을 배분하는지 궁금하다.

A연말에 하고 있는 희망나눔캠페인 모금액은 배분계획을 통해 연중에 어린이부터 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한문화가정 등 다양한 대상에게 지원하고 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연초에 분야별 복지 간담회를 열고 사회복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사회의 복지요구를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분 사업을 계획하고 배분분과실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와 시원한 여름나기를 위한 난방비와 냉방비 지원사업이 있다. 또 재해·재난에 대한 지원사업, 저소득층 응급지원 등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생계비나 의료비 지원사업도 마련해둔 상태다. 이 밖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명절지원사업도 있다.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에서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공모형태로 신청하면 이를 지원하기도 하고, 시설개보수사업부터 차량지원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취약게층과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예방·방역물품 지원과 돌봄지원사업 등도 함께 계획하고 있고, 사회복지현장에서 필요한 온라인 교육시스템과 교육장공유사업 등 비대면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도 지원 예정이다.

Q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데,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참여 방안이 있다면.

A사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부자분들을 직접 만나뵙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기부가 줄면 취약계층이나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다양한 홍보와 비대면서비스로 시민들에게 기부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리려고 한다. 언론과 SNS를 활용해 나눔의 중요성을 알리고, 숨겨진 기부자, 미담사례를 많이 소개하다보면 시민들도 기부를 어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기부문화가 생길 것으로 믿는다.

이와 함께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인천의 지역화폐인 인천e음에 기부플랫폼 ‘나눔e음’을 만들었다. 인천시민이면 누구나 손쉽게 클릭 1번으로 기부할 수 있는 스마트 모금 서비스다. 이 밖에도 모바일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기부자들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각종 소식도 발빠르게 전하겠다.

Q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회가 어려울수록 약자를 보호하고, 사각지대의 이웃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인천시민들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놀라운 저력을 보여줬다. 연말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에서 최단기간 목표금액 달성은 물론 역대 최고 금액의 기부금액을 달성했다. 어려울수록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인천시민의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시민들이 정성으로 모아준 귀중한 성금을 필요한 이들에게 공정하게 지원해 함께 행복한 인천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그리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시민들을 섬기고 다가가겠다. 시민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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