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아파트 매물 ‘뚝’… 거래 절벽, 다주택자들 버티기 돌입

다음달부터 양도·보유세 부담 가중에도 요지부동, 하반기 대선 이슈로 개발 호재·규제 완화 기대감

9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물이 열흘 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아파트 매물이 사라진 수원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김시범기자
9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물이 열흘 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아파트 매물이 사라진 수원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김시범기자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 증가로 올해 2~4월 증가세를 보였던 경기지역 아파트 매물이 이달 들어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부터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이 대폭 커지지만, 하반기 대선 이슈로 인한 개발 호재 발표와 규제 완화 논의로 아파트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에 다주택자들이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은 이달 말 잔금을 완납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고, 호가는 시세 수준에서 내리지 않아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9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1.7%)와 인천(-3.4%)의 매물은 10일 전보다 감소했다.

유거상 아실 공동대표는 “6월1일 보유세 기산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며 “현실적으로 5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계약이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기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지난 2월 7만건을 밑돌다가 3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달 8만건에 근접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 기산일인 6월1일 이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쌓인 것이다. 6월1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이 현재보다 10%p 올라가는 것도 매물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달 들어 경기지역 아파트 매물은 7만4천∼7만8천건대로 다시 감소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시장에 나왔던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들어갈 때가 됐다”며 “6월부터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아예 자취를 감추고, 하반기에 대선 이슈가 부각되면서 개발 호재 발표와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하면 아파트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도 다주택자들이 대부분 버티기 모드로 전환하며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에서 영업하는 A 공인중개사 대표는 매도 의향이 있는 다주택자도 시세 수준의 배짱 호가를 고수하고 매수 의향 손님들 역시 초급매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2만3천571건에서 올해 1월 1만8천680건, 2월 1만5천470건, 3월 1만6천978건, 4월 1만87건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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