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건물주”…MZ 세대 투자 열기 조각투자로 확산

“주변에서도 관심이 뜨겁고, 무엇보다 단돈 5천원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구미를 당겼습니다”

최근 주식과 가상화폐 등 재테크에 대한 MZ 세대의 관심이 ‘조각투자’로 확산되고 있다. 대상은 음악 저작권부터 명품시계, 유명화가 작품까지 다양하지만 그동안 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층 빌딩까지 조각투자 목록에 등장하면서 MZ 세대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조각투자는 값이 비싸 개인이 구입하기 어려운 투자 대상을 다수의 구매자가 공동구입해 소유권을 나눠갖는 새로운 투자방식이다.

10일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 플랫폼 카사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에 해당하는 2030세대를 주축으로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증권(DABS)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DABS는 부동산 수익 지분권으로 소유권을 개별적으로 판매할 수 있으며, 투자대상의 시세차익에 따라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카사가 지난해 말 시장가치 101억8천만원 상당(203만6천DABSㆍ1DABS=5천원)의 서울 역삼동 ‘역삼 런던빌’을 제1호 건물로 지정, 공모를 진행한 결과 7천명이 몰리며 부동산 조각투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 중 54%가 MZ 세대로 젊은층의 조각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카사는 분석했다.

성남 분당에 거주하는 김선아씨(28ㆍ여)는 지난해 말 공모에 접수, 20DABS(10만원)를 구매하며 역삼 런던빌의 수익 지분을 얻었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건물의 수익 지분을 소유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건물주가 된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구매했다는 것이 김씨의 전언이다.

카사 관계자는 “트랜디한 투자처를 모색하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반응이 뜨거워 활발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며 “추후에 상업적 투자 가치가 있는 경기도 지역의 부동산도 물색하는 등 다양한 투자 기회 제공을 위해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새로운 투자 방식이 각광받는 것은 최근 급격히 증가한 집값의 영향이 크다는 우려를 표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격히 오른 집값으로 젊은층 사이에서는 ‘고액소득자여도 평생 근로소득을 모아 집을 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내 집 마련을 꿈꾸는 MZ 세대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본차익을 억을 수 있는 모든 투자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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