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치안센터 야간 근무자 없어, 밤 시간 긴급 치안 ‘공백’

10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임학치안센터 출입문이 자전거 자물쇠로 잠겨 있다.강우진기자
10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임학치안센터 출입문이 자전거 자물쇠로 잠겨 있다.강우진기자

인천지역 치안센터가 야간 운영을 하지 않거나, 주간 배치 인력이 없어 긴급 치안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치안센터는 지구대 등의 관할 구역이 넓어 방범 기능이 닿지 못하는 특정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서다.

10일 인천시경찰청에 따르면 지역 내 치안센터 27곳 중 야간에 근무자를 배치한 곳은 단 1곳도 없다. 이 중 9곳은 주간에도 근무자가 없어 문이 닫혀 있다.

지난 9일 오후 8시께 계양구 임학동의 임학치안센터. 치안센터 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다. ‘지금은 순찰 중입니다’라는 팻말만 있을 뿐이다. 10일 오후 2시께 남동구의 간석3 치안센터 역시 ‘순찰 중’이라는 팻말만 붙어 있을 뿐 치안센터 안에 근무 중인 경찰은 없다.

주민들은 급한 도움을 받아야할 때 치안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계양구 주민 A씨(27)는 최근 늦은 밤 임학역 주변을 지나다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취객을 보고 인근 임학치안센터로 향했지만, 문이 닫혀있어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A씨는 “인근에 경찰 건물이 있는 걸 기억하고 갔는데 불이 꺼져있어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특히 야간시간대에는 범죄 발생률이 높은 만큼 경찰의 치안센터 운영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검찰청의 범죄분석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 전체 사건 중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45.8%)로 나타났다. 성폭력(52.2%), 폭행상해 (58.8%) 등도 이 시간에 범죄 비중이 가장 컸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야간에 범죄 발생률이 높은 만큼 야간시간에 치안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어 “근무방식을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하거나, 인천경찰청이나 일선 경찰서의 내근인력을 치안센터에 배치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 치안센터는 퇴직 경찰이나 자율방범대원들의 근거지로 이용토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야간 순찰시 지구대 인력이 치안센터를 거점으로 순찰하도록 해 치안센터에 경찰 인력이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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