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에 사회적 배려를” 이지우 우리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

“‘우는 아이 젖 준다’고 하죠? 한부모 가정은 일하고 애 키우느라 울 시간이 없어요.”

세상엔 무수히 많은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편견에 치여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있다. 바로 한부모 가정이다. 그리고 여기 이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있다. ‘우리한부모가족지원센터’(성남시 중원구 소재)의 이지우 센터장(43)이 그 주인공.

평범한 요가 강사였던 그가 2천여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단체의 장이 된 배경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3년 혼자서 아이를 낳고 ‘경력 단절 여성’이 된 그는 일자리를 찾고자 들어간 자활센터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 살짜리 아이를 혼자 놔두지 못해 함께 교육을 받으러 갔으나 자활센터에선 “아이가 칭얼대니 나가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한부모를 배려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느꼈다”며 “한부모들의 인식 개선과 복지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35세에 전국 단체인 한부모연합 회원으로 첫 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초 한부모 가정 당사자들과 함께 지금의 우리한부모가족지원센터를 세웠다. 이 센터장은 “개인이 찾아가니 지자체건 의회건 어디서도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단체장이 돼야 한부모 가정을 위한 목소리를 듣는 척이라도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2천23명의 회원들 회비로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다들 어려운 사정에 회비를 내는 이들은 극히 일부다. 결국 이 센터장 개인 사비와 대출까지 받으며 센터를 연명해 나가는 실정이다.

그래도 이들의 작은 목소리는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저소득 한부모가정들이 성남시로부터 재난지원금 10만원을 받는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들을 향한 도움도 이어지고 있다. 마사지 도구 업체 박정덕 뷰접시, 화장품 업체 피몽쉐와 더마리본은 어려운 한부모 가정을 위한 2천400여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 240개를 우리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 전달했다.

우리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올해 본격적으로 한부모 가정 지원법 개정에 온 힘을 다하고자 한다. 이 센터장은 “지원법은 한부모 가정의 거주 시설에만 치중된 현실과 동떨어진 법”이라며 “자립에 도움이 되도록 아이 교육부터 일자리 지원 등 현실적인 법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문민석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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