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물포고등학교의 송도국제도시 이전이 유력한 가운데 구체적인 후보지 윤곽이 드러났다.
1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송도 1·3공구, 송도 5·7공구, 송도 6·8공구 등 총 3곳을 제물포고 이전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송도 1·3공구는 송도3고 부지를 후보지로 꼽았으며 송도 5·7공구는 첨단1고, 송도 6·8공구에는 해양3고 등이다. 이들 모두 현재 고등학교 부지이지만 학교 설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해양3고와 첨단1고는 시교육청이 최근 학교신설안을 각각 행정안전부-교육부 공동투자심사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상정했지만 학군 내 여유 교실이 많다는 이유로 재검토 통보를 받은 곳이다. 시교육청은 당시 이들 학교와 함께 심사를 받았다가 재검토 통보를 받은 해양3초, 해양4중, 검단1고는 다음 심사에 재상정하기로 했지만, 해양3고와 첨단1고의 신설안 재상정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
제물포고 이전은 이들 지역의 학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송도3고는 지난 2016년 문을 연 인천과학예술영재고와 맞닿아 있고 인근에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가 있다. 첨단1고는 동구에서 이전한 박문중, 박문여고와 옥련동에 있던 능허대중이 이전한 곳이며 인근에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인천글로벌캠퍼스 등 다양한 학교가 모여있다. 해양3고는 당초 인천시교육청이 인천예술고 이전 부지로 정한 곳이지만 계획 변경으로 일반고 설립을 추진하는 곳이다.
다만 이들 부지의 학교 면적이 좁아 제물포고 야구부 운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도3고와 첨단1고, 해양3고의 대지면적은 각각 1만5천495㎡, 1만3천25㎡, 1만7천㎡에 불과해 현재 제물포고 부지 면적(5만7천963㎡)의 30% 수준에 그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미 후보지까지 추린상황에서 중·동구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가 보여주기식 소통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안병배 시의원(중1)은 “주민과 소통을 하겠다며 원도심 주민 설명회를 하면서 한편에서는 후보지 확보 절차도 거치고 있다”며 “시교육청이 제물포고 이전을 확정하지 않은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남궁형 시의원(동)도 “이런식으로 밀실에서 추진하는 제물포고 이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교육청은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공론의 장에서 소통을 해야한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이전할 수 있는 곳을 추려놓은 것은 맞지만 확실한 후보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학교 부지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제물포고 이전에 대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설득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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