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열렸다가 닫혀버린 남과 북. 한반도에 다시 평화를 깃들길 기원하는 전시가 열린다. 자유로의 북쪽 끝이자 통일로의 첫 시작점인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오는 20일 개막하는 ‘DMZ아트프로젝트-다시, 평화’ 전이다.
전시는 남북교류와 평화ㆍ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고, 분단과 치유가 공존하는 DMZ의 생태ㆍ문화ㆍ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를 주관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 중 특히 상징성이 큰 작품을 섭외했다. 회화, 조각, 미디어, 퍼포먼스 등 장르도 다양하다. 특히 임진각 평화누리가 야외 공간임을 감안해 장소특정적인 설치 작품을 제작한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백남준 작가의 <호랑이는 살아있다>가 21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앞서 2000년 1월1일 밀레니엄을 맞아 총 45분 분량으로 제작됐던 이 영상은 임진각 평화의 종이 21번 울리고 난 직후 평화누리 공원에서 상영된 바 있다. 대형 LED 전광판으로 관객과 만난다. 또 정현 작가가 오래된 철로의 폐침목으로 제작한 조각 작품 <서 있는 사람>이 선보여진다. 임진각 평화누리는 남북 간 끊어진 철로의 상징적 공간이다. 남북을 다시 ‘침목으로 잇는’ 평화적 상징이 이 형상조각을 통해 드러난다.
깃발 설치 작업도 있다.
하나는 우리 전통의 조각보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이다. 그간 태극형상 깃발로 대중에게 각인된 최문수 작가의 작품이 이번에는 <조각보 깃발>로 임진각 평화누리에 설치됐다. 자투리 천 등을 ‘조각조각을 이어서 하나로 잇는’ 데 의의가 있다. 남북을 평화로 잇고, 흩어진 이산을 잇고, 갈등과 대립을 화해로 잇듯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두 번째 깃발은 DMZ 주제의 회화와 시(詩)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디자인 작업이다. 1980년대 이후 많은 작가가 DMZ를 주제로 작업해 왔는데 김재이, 김태룡, 용세라, 제임스 채, 채병록 등 5명의 디자이너가 그를 해석해 각각 색(色), 흐름에서 율동으로, 다시 바라보기, 평화의 구체시를 주제로 25개씩 총 100개의 깃발 <100개의 바람>을 제작했다.
아울러 5월30일엔 안은미컴퍼니의 ‘전시 여는 퍼포먼스’, 6월13일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평화 여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전시예술감독은 "주말에도 시인 등이 문학낭독을 해주거나 마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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