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의 한 주상복합 공사장에서 배출한 흙탕물이 발전기가 있는 인근 빌라 지하를 덮치면서 주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었다.
17일 구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 주안역미추홀더리브 신축공사 현장 관계자들은 지난 16일 비가 내리면서 공사장 지하에 빗물이 차자 인근 하수관 빗물받이에 토사와 빗물을 다량으로 방류했다. 이 여파로 하수관이 막히면서 인근 A빌라 지하가 물에 잠겼다.
A빌라 지하에는 발전기가 있어 침수 시 누전에 따른 감전과 화재 등의 위험이 크다. 주민들은 물이 차기 시작한 16일 오후 7시부터 밤새 물을 퍼냈다.
A빌라 주민 B씨는 “물이 차오르면서 구청에 전화했지만, 주말이라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발전기에 물이 차오른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밤을 샜다”고 했다.
구는 이날 침수가 SGC이테크건설 측이 방류한 흙탕물 때문으로 보고 있다. 빗물받이에 토사가 가득 쌓이면서 인근 하수관으로 물이 흘러가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빗물받이 안에 범람한 물이 A빌라의 통신관로로 스며들면서 지하에 물이 찬 것으로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토사를 침전하고 빗물만 걸러내서 배출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업체 처벌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빗물을 방류할 때 신중히 처리하지 않은 점은 인정하고 죄송하다”며 “방류 당시 토사까지 내보냈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발전기 시설 등 지하 피해 공간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원상복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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