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청년들 군입대 러시… 지원자수 2배 ‘껑충’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 들어갔는데 2년째 ‘비대면 강의’
취업도 제대로 못해 ‘허송세월’… 코로나 전보다 2배 급증

“제대할 때 쯤이면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20대 청년 A씨는 지난달 군 입대에 자원했다. 예전 같았으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군대였지만, 최근 A씨를 비롯한 청년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자발적으로 입대하겠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A씨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비대면 수업만 듣다보니 수업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역할 때 쯤 되면 코로나19도 끝날 것 같아 군 입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군 입대를 선택하는 청년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학업과 경제 활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올해 자발적 입대를 택하는 청년들이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이다.

23일 병무청과 경인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경인지역 현역 모집병 지원자 수는 2만6천781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 동기 1만3천160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발생 초기인 지난해 동기 1만8천926명과 비교해도 41.5% 가량 증가했다.

군입대 증가세는 전국단위 현역 모집병 지원 경쟁률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모집병 경쟁률은 1.9대 1 수준(모집인원 12만7천670명, 지원인원 24만3천940명)이었지만, 2020년에는 2.3대 1(모집인원 13만803명, 29만4천900명)까지 증가했다. 이는 평균적인 모집병 경쟁률인 2대 1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 지원 경쟁률을 보면 1월 2.8대 1이었던 경쟁률은 4월 기준 5.5대 1까지 치솟았다. 월별로 보면 2월 3.6대 1에서 3월 5.1대 1 등으로 점차 늘고 있다.

안산에 거주 중인 B씨(26)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업이 잘 되지 않아 차라리 군대라도 먼저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그 때 다시 취업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원자가 크게 늘며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수원에 거주 중인 C씨(22)는 “빨리 군대에 가고 싶은 마음에 군 입대에 지원했지만 지난해에는 경쟁에 밀려 떨어졌다”며 “올해는 공군에 지원했는데 꼭 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발생한 학업 곤란 및 취업난 등이 지원율에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평년보다 입대 지원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건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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