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프리즘] GTX 인천 노선, 재검토 필요하다

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로서 현재 A·B·C·D 등 4개 노선 건설이 추진 중이다. 그중에서 인천을 통과하는 노선은 B와 D인데, 이 노선의 정차역을 둘러싸고 최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GTX B는 송도국제도시를 출발해 인천시청과 부평을 거쳐 청량리를 통과한다. 이 노선은 기존의 A와 C노선보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으나 종착역을 경기도 마석으로 연장하면서 수익성 평가를 통과했다. 그런데 최근 이 노선에 인천의 대표 원도심이 소외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수구와 미추홀구 중구 등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수인선 환승역에 B노선의 정차역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인천시청역보다 수요가 20% 정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안역으로 정차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며칠 전 열렸던 국토교통부 주최의 공청회에서는 이러한 원도심 주민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건설사 측에서는 향후 A와 C노선과 같이 B노선 역시 재정 투입이 아니라 민간자본으로 건설할 경우 수익성이 높아지도록 정차역이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GTX D노선과 관련해서 애초 인천시와 경기도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에서 각각 출발해 부천에서 합류해 서울 강남을 거쳐 경기 하남에 이르는 ‘Y자형’ 노선을 원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 수립 공청회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영종과 청라를 지나는 인천 쪽 축이 삭제된 채 김포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만 잇는 노선이 발표되었다.

당연히 인천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수도권에서 광역교통 여건이 가장 열악한 인천 서구 등의 상황이 이번 계획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부터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과 영종·청라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인천 노선의 추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도권 전역을 1시간 이내에 연결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GTX 건설에 가치충돌은 불가피하다. 시간의 단축을 위해서는 정차역을 최소화해야 하고, 지역 주민의 수요를 만족시키려면 막대한 정부예산이 소요된다.

수도권 교통체제를 정비하는 데 있어서 신속성과 예산 절약이라는 정량적 가치가 중요하겠지만, 보다 많은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 및 수도권 내 균형발전이라는 정성적 가치도 중요하다. GTX 노선 확정 막바지 단계에서 인천 노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정승연 인하대 경영대학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