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나라를 위했던 할아버지의 마음, 그대로 이어받았죠”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의 애국정신이 후손들의 문 앞에 걸린 명패를 통해 대대손손 이어지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6월)을 맞아 31일 만난 류희왕씨(70)는 문 앞에 걸린 국가유공자 명패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다며 운을 뗐다. 류씨의 할아버지인 류지호 애국지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시흥군 서면 소하리에서 독립만세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또 일본 순사에게 강제 연행됐던 다른 독립운동가를 구하고자 주도적으로 마을 사람 500여명을 모아 주재소를 습격하기도 했다.
류지호 지사는 구금자를 탈취하려 했다는 이유로 일제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언도받고 옥고를 치뤘다. 당시의 공훈을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았다.
류씨는 할아버지가 해왔던 일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라를 아꼈던 류지호 지사의 정신만큼은 손자인 류씨에게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류씨는 “할아버지가 생전에 독립운동과 관련한 활동을 말씀하지 않으셔서 처음에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나중에 훈장을 수여받을 때가 돼서야 뒤늦게 알게 됐는데,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각별한 애국심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류씨가 느끼는 자긍심과 애국심은 최근 들어 더 각별해졌다. 지난해 3월 광명 소하동에 있는 그의 집 앞에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명패가 부착됐기 때문이다. 그는 “명패를 볼 때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광복회 회원이기도 한 류씨는 유공자 발굴과 후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유공자의 후손이 많다”며 “모두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이들인 만큼 제대로 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유공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예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9년부터 유공자의 자긍심 고취와 사회적 예우 분위기 확산을 위해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4만여명의 국가유공자와 가족, 후손들에게 명패가 주어졌다.
경기남부보훈지청 관계자는 “국가유공자의 공훈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명패를 전달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국가유공자와 유족이 자긍심을 갖고 명예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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