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원한 의정부 을지대학교 병원에서는 지난 31일 색다른 기념식을 열었다.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100세 환자의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다. 수술과 치료를 맡은 의료진, 보호자, 환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덕담에 환자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A씨(100)는 지난달 13일 새벽 화장실에 다녀오던 중 문지방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A씨는 일어서지 못하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고관절이 골절되면서 미열까지 나는 상황. 인근 병원을 대상으로 수술과 입원 가능성 등을 타진했으나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미열 등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으면 격리병동으로 가야한다는 것. 보호자 B씨는 고령의 어머니만 홀로 격리병동에 보낼 수 없었다.
“꼬박 하루 동안 해열제를 드시며 뼈가 부러진 고통을 그대로 참으셨어요”
이튿날 열이 떨어진 A씨는 구급차를 타고 의정부 을지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정밀검사 결과 A씨는 왼쪽 대퇴골에 분쇄 골절이 생겨 수술이 필요했다. 노인성 고관절 골절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70%에 이른다. 남광우 정형외과 교수가 긴급히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은 약 1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A씨는 초고령임에도 수술 나흘 뒤 일반 병실로 옮길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재활치료 끝에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A씨처럼 10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가 고관절 수술을 받고 회복한 사례는 흔치 않다.
보호자인 B씨는 “어머니께서 연세가 많으셔서 혹시라도 수술 후에 깨어나시지 못할까 봐 걱정했지만 시설이 좋고 유능한 교수가 많은 을지대병원을 믿고 맡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광우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방치하면 장시간 침상 안정으로 인해 욕창, 폐렴, 폐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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