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는 서양화가 맹기호 작가, '존재 그 시원(始原)을 찾아서' 개최

7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맹기호 작가가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림 그리는 시인.’ 맹기호 작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술이 곧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자신의 예술적 충동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오는 30일까지 수원 문학인의 집에서 진행되는 맹기호 작가의 개인전 <존재 그 시원(始原)을 찾아서>다.

맹기호 작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40여년 전 그림으로 자신의 예술을 풀어내고 싶어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늦깎이로 배운 미술이지만 기초부터 꼼꼼하게 배운 덕에 미술계에서도 인정받는 작가다.

▲ 맹기호 作
맹기호 作

<존재 그 시원(始原)을 찾아서>에는 이런 그의 40년이 담겨 있다. 총 20점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에는 고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 교육자로 활동했을 때의 경험을 서양화로 풀어냈다. 산과 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은 그가 고향에서 보낸 기억이다. 특히 그의 그림 중에서 바다, 배 등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맹 작가가 교육자 시절 바다와 가까운 학교에서의 추억들을 되새기며 그린 것이다. ‘모든 예술의 기본이 되는 것은 음악’이라는 맹 작가는 “그림 속 갈대와 나무, 어선의 밧줄 등 모두 리듬감 있게 움직인다”며 “자연이 주는 음악에 맞춰 흔들리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역사 속에서 시와 음악은 혼합돼 있으며 음악은 시, 무용, 건축, 영화, 그림 등 모든 예술의 기반이 된다고 여겨 오래전부터 캔버스에 음악을 넣고자 노력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캔버스에 옮긴 그의 음악만큼이나 돋보이는 것은 색감이다. 그가 눈과 기억으로 담은 자연을 그린만큼 자연의 가까운 색을 그대로 반영했다. 고향을 담아낸 그림들은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기억들을 되새겨 푸른 색감을 주로 이용했다. 들과 산을 그린 그림들에서는 ‘자연’하면 떠올리는 초록빛을 주로 사용해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 맹기호 作1
맹기호 作

또한 그의 작품은 모두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무제(無題)’다. 맹 작가는 “나의 기억들이 작품에 담겨 있지만 관람객들이 제목에 한정되지 않고 작품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목을 따로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맹기호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것은 삶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예술적 충동”이라며 “예순이 넘은 나이지만 더 좋은 화가, 시인이 되려고 여전히 꿈을 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술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서 왔는지’ 등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 맹기호 작가
맹기호 작가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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