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루수 중 최다인 9개 실책…포지션 중요성 감안 해법 찾아야
KBO리그서 올 시즌 유일하게 4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야구 천재’ 강백호(22ㆍKT 위즈)가 화끈한 방망이와는 달리 불안한 수비력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8일까지 강백호는 타율 0.407, 출루율 0.487, 장타율 0.582, 홈런 7개, 47타점으로 리그 최고의 타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 타점 모두 1위에 올라있고 장타율은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유일의 4할 타자인만큼 ‘야구 천재’, ‘메이저리거급 타자’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피삼진도 올해 30개에 그친데다 볼넷도 33개로 선구안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는 고졸 4년차 강백호는 올해 리그를 완전히 평정했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불안한 수비가 여전히 문제다. 강백호는 올해 1루수로 50경기에 나서 실책을 9개나 범했다. 1년 전체 일정인 144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0개를 범할 수 있다는 추산이다.
1루수는 왼손타자의 강습 타구는 물론 내야수들의 송구를 안정적으로 받아내야 하는 어려운 포지션이다. 반면 타 포지션에 비해 송구 부담이 적어 수비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강백호보다 더 많은 실책을 범한 선수는 김혜성(키움ㆍ14개)과 박성한(SSGㆍ13개) 밖에 없다. 이들 모두 수비 난이도가 높은 유격수인 점을 감안하면 강백호의 실책은 매우 높은 편이다.
현재 1루수 중에는 로맥(SSG)과 박병호(키움)는 나란히 1개 실책에 불과하고 오재일(삼성)은 무실책 행진 중이다.
1루수가 불안한 수비를 보이면 내야진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올해 KT 내야 수비력이 지난해만 못한데에는 강백호의 미숙한 수비도 한 원인이라는 평이다.
강백호는 지난해 배정대에게 기회를 주고자 교통정리 차원에서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했고, 실책 9개로 다소 불안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타선이 터지지 않자 문상철의 1루수 기용으로 우익수로도 5경기에 출전했다. 팀 간판타자가 수비력이 나쁜 상황 속에 시즌 중 멀티 포지션 소화를 지시한 벤치의 잘못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강백호는 뛰어난 타격에 팀의 첫 가을야구 진출로 수비 불안이 묻혔다. 올해도 4할대 고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수비 불안이 가려진 상태다. 그러나 수비 실수를 타석에서 만회하기엔 1루수라는 포지션의 중요도가 커 하루 빨리 코칭스태프가 그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작년에 (강)백호에게 1루 전향을 권유할 때 긴장하기도 했고, 과연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실책수와 별개로 팀 내부에선 1루수로 자리를 잘 잡았다는 평가다"라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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