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역사…6ㆍ10민주항쟁 34주년 기획전 ‘격동의 순간, 유월’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최루탄이 발사됐다. 맵고 뿌연 연기 속 경찰은 방화용 그물을 치고 시민들의 손발을 묶었다. 무고한 사람이 군부의 압력에 하나 둘 죽어나가면서 길거리엔 독재를 타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1980년대 6월, 익숙하지만 낯선 우리네 과거사를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6ㆍ10 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고 그 의미와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격동의 순간, 유월>展이다.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광명문화재단은 경기아트센터와 함께 지난 3월 민주항쟁 역사를 배경으로 한 최초의 창작 뮤지컬 <유월>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뮤지컬과 연계해 로비에 작은 전시회를 연 데 이어 이번엔 기획전시를 개최했다. 서울,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심에서 민주화를 이루고 직선제를 쟁취하고자 치열하게 싸우는 시민들의 모습이 다채롭게 담겼다.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 꾸려진 <격동의 순간, 유월>展은 단순 평면적인 사진 전시를 넘어 입체감 있는 작품이 함께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1999년 AP통신이 선정한 금세기 100대 사진 중 하나인 ‘아! 나의 조국’(1987년 6월26일)을 비롯해 명동성당 앞 ‘마지막 항거’(1986년 5월18일), 연세대 정문에서의 ‘쓰러지는 이한열 열사’(1987년 6월9일), 고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시위대에 포위된 경찰 병력-무너지는 공권력’(1987년 6월10일) 등 30여 점의 사진을 볼 수 있다.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전시실 중앙에 대형 스크린 8개를 길게 세워 제작한 가변형 설치 작품도 볼거리 중 하나다. 시간 흐름에 따라 관람 동선이 짜인 만큼 작가의 시선과 감정을 관람객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전시관 끝에는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내용의 인터뷰 영상도 재생된다.

전시에는 고명진 영월 미디어기자박물관장이 작가로 참여했는데, 그는 과거 사진기자 시절 직접 촬영한 사진과 손수 적었던 메모 등을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했다. 고 관장은 “한때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전해야 하나 망각한 시간이 있었는데 1980년대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역사의 파수꾼 역할을 다 하려 노력하며 의미를 되찾게 됐다”며 “6월 항쟁의 역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이 전시 공간에서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현장 동시 수용인원은 30명으로 제한됐다.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6.10민주항쟁 34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이 마련한 기획전시 '격동의 순간, 유월'의 전시장 내부 모습. 이연우기자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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