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적 대책 시급하다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즐겨 먹고 있는 5천원대의 달걀이 최근 8천원대로 올라 주부들이 장보기가 겁난다고 한다. 여름철이 돼 주부들이 가장 잘 찾고 있는 대표식품인 냉장면 제품에 대한 가격도 인상됨으로서 냉장면을 비롯한 여름철 계절면, 라면 등이 오를 기세다. 콜라, 사이다 등 음료수를 비롯해 두부, 콩나물, 통조림, 즉석밥 등은 이미 연초부터 계속된 인상으로 가계에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른 107.46으로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4월(2.6%) 이후 최고치다. 특히 농축산물인 파는 130.5%, 달걀은 45.4%, 쌀은 14.0%가 상승했다. 농축산물의 경우, 날씨 불순으로 인한 작황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가격이 치솟는 등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식품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은 우선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원재료비 상승 압박으로 기업은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국제곡물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의 인상이 없이는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 기업의 주장이다. 이미 냉장면의 대표적인 식품업체인 풀무원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냉장면, 떡류 등에 8% 인상 통보를 한 상태다.

풀무원의 가격 인상은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냉면, 우동 등을 생산, 판매하는 CJ제일제당은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원재료비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 필요성은 공감하는 상태라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3.3% 상승했다. 2017년 8월(3.5%) 이후 가장 많이 올랐으며, 6월 물가상승률도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가오름세가 하반기 진정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막대한 자금 살포로 인플레 우려까지 겹쳐 생활물가 관리대책은 쉽지 않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농축산물 수급정상화를 위해 계란수입물량을 전월 대비 1천만개 늘린 5천만개 이상을 수입하고, 쌀 2만t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생계비 부담 완화를 위해 외식업계의 원료매입자금 금리를 0.2%p 인하하고, 할인쿠폰 등으로 소비자부담 완화 정책도 추진할 방침이지만, 이런 선제적 조치로 해결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실업자는 늘고 봉급은 오르지 못해 서민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필품 가격이 폭등하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진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적극적인 선제적 조치를 시급히 취해 물가의 안정적 관리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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