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연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잡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경선 연기를 두고 첨예한 찬반 대립을 펼쳤다. 특히 경기지역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계파 간 대리전 양상까지 펼쳐지면서 선택권을 쥔 당 지도부의 고민이 날로 깊어질 전망이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더민초의 정기 전체회의가 열렸다. 당초 특별한 주제 없이 자유롭게 현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이날 회의에선 경선 연기를 둘러싸고 엇갈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대권주자 중 경선 연기 찬성 입장을 보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경선 흥행’을 위해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이낙연계로 꼽히는 경기지역 A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회의에 참석한 40여명 중 30여명의 의원들이 발언을 했으며, 이 중 60~70%는 경선 연기 및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대선 후보가 빨리 정해진다면 오랜 시간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한 사유가 있다면 경선 일정은 조율이 가능하기에 무조건 원칙을 벗어나는 결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가까운 경기지역 B의원은 “지난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반성한 것 중 하나가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선거를 이기려 한다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비슷한 일을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민주당이 계속해서 원칙을 바꾸려한다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의에선 경선 연기 찬반 의견과 함께 ‘방식’ 개선에 초점을 맞추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지역 C의원은 “경선 연기 찬반을 떠나 국민적 관심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경선을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가령 예능 PD와 광고 기획자, 영화 감독 등을 섭외해 참신한 방식으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선 연기에 대한 의견차가 분명하자 더민초는 입장을 하나로 모으지 않고, 이날 나온 의견 모두를 당에 전달했다.
이날 만난 더민초 운영위원장 고영인 의원(안산 단원갑)은 “입장 차이가 뚜렷해 앞으로 더 논의하자는 정도로 회의를 마무리했다”며 “앞으로도 더민초는 주마다 만나 주요 안건들을 논의하고 당에도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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